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사회노동위윈회 산하 특별위원회가 첫발을 뗐다. 특위는 민주노총이 빠진 채 합의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의 이행점검을 맡게 됐다.
경사노위는 3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경사노위 회의실에서 출범식을 열고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경사노위는 지난달 28일 제8차 본위원회를 열어 노사정 협약을 의결했다. 협약의 내용과 정신을 이행할 특위 설치도 이날 같이 결정했다.
특위는 앞으로 지난 7월 말 합의한 노사정 협약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이행 여부를 점검하게 된다. 운영 기간은 6개월이며 필요할 경우 합의에 따라 3개월 이내의 범위에서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특위 위원장은 안경덕 경사노위 상임위원이 맡는다.
노동계에서는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1본부장, 경영계에서는 장정우 경총 노동정책본부장, 박재근 대한상의 산업조사본부장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정부 측에서는 우해영 기재부 경제구조개혁국장, 류경희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이 참여한다. 경사노위는 필요한 경우 공익위원을 추가로 위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사는 앞서 공감대를 확인했지만 향후 특위 활동에는 불가피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에 합의한 노사정 협약에는 기본적이고 선언적 내용이 주가 돼 세부적 이행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노사의 줄다리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협약은 고용유지를 위한 노사정의 협력, 기업 살리기, 사회안전망 강화 등에 관한 원론적인 내용이 골자다.
노사정 합의 직전에 이탈한 민주노총의 반응도 이행 과정의 변수다. 이번 협약을 위한 노정은 22년 만에 민주노총까지 아우르는 사회적 대화로 기대를 모으며 출발했다. 하지만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의 손을 거친 합의안은 노조 내 강경파의 반대에 막혀 끝내 추인이 불발됐다. 이후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피해가 극심한 만큼 노사정은 민주노총을 제외한 채 합의안에 서명했다. 김 위원장이 합의안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지도부는 현재 공석이 됐다. 차기 지도부에 합의안 반대에 앞장선 금속노조 등 강경파가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노사정이 어렵게 세부 이행안을 내놓더라도 민주노총 강경파들의 반발로 일선 현장에서 시행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경사노위의 ‘3·5선언’과 ‘7·28협약’은 신뢰와 양보로 이뤄진 사회적 약속”이라며 “사회적 약속이 잘 이행되도록 점검하고 논의를 이어나가는 것도 사회적 대화 기구의 책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위의 후속 논의 및 이행점검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끄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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