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정부 지원을 받아 3,150억원을 조달했다. 이달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이 행사되는 사모사채 상환 자금으로 사용할 전망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날 3,150억원 규모 사모 전환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산업은행이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차환 물량의 90%에 해당하는 2,835억원을 지원하고 회안펀드가 나머지 315억원을 인수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란 재무구조가 악화한 기업이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갚지 못하게 됐을 때 산업은행이 인수자로 나서 차환 발행분을 인수해주는 제도다. 산은이 80%를 인수하면 기업은 나머지 20%만 자체 자금으로 상환하면 된다. 산은이 인수한 회사채는 신용보증기금과 채권은행 등에 유동화돼 매각된다. 비우량으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A~BBB가 대상이다. 당초 회사채에 대해서만 발행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곳들은 CB나 BW 등 주식관련 사채도 인수해주기로 했다.
이달 상환이 돌아온 두산인프라코어 전환사채는 3,938억원이다. 만기는 2022년 8월이지만 6월 조기상환 청구가 쏟아지면서 총 발행물량의 78.8%를 만기보다 일찍 갚아야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모기업 두산중공업의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잠재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는 것도 부담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입규모 대비 현금창출력이 제한적이라 단기간 내 재무부담 완화가 쉽지 않다”며 “계열사 리스크가 늘고 있어 잠재적 재무부담이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이라고 풀이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5월에도 산업은행 신속인수제의 수혜를 봤다. 산은은 만기가 된 두산인프라코어 회사채의 300억원의 80%인 240억원을 지원했다.
한편 산업은행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의 수혜를 본 것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유일하다. 제도가 시행된 2001년에는 현대상선(011200)·현대건설(000720)·현대전자·현대석유화학·쌍용양회·성신양회 등 6개 기업에 2조5,000억원이 지원됐다. 2013년에는 현대상선·한진해운·한라(014790)·동부제철(016380)· 대성산업 등 5개 기업에 3조원이 투입됐다./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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