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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암운…D램 현물가 넉달새 30% 뚝

'비대면 수혜' PC용 D램, 코로나 지속 확산에 되레 발목

4월부터 반등없이 하락..서버·낸드 고정가격도 끌어내려

갈수록 수요 부진에 낙폭 확대 가능성..하반기 실적 빨간불





올 들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덕분에 질주하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코로나19로 급제동이 걸렸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나 온라인 콘텐츠 소비가 급속히 늘어나며 반도체 수요가 급속히 늘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며 전체적인 경기하락 우려에 PC용 D램 현물가격이 넉달새 폭락하는 등 발목이 단단히 잡혔다. ‘비대면 경제’ 도래에 따라 수혜를 입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하반기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b) 1개당 현물가격은 이날 올들어 최저치인 2.61달러를 기록했다.

PC용 D램 가격은 올 초 3.03달러로 시작해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으로 2월초 3.48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코로나19에 발발로 3.31달러까지 하락했다. 2월 말부터는 코로나19로 클라우드 수요가 늘 것이란 낙관론이 강해지며 D램 가격은 다시 상승곡선을 그려 4월초 3.63달러로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발목은 또다시 코로나19가 잡았다. 코로나19가 4월부터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며 6월에는 D램 현물가 3달러대가 무너졌으며 이후에는 단 한번의 반등 없이 가격이 내림세다.

업계에서는 현물가격 추이가 고정거래가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반도체 가격이 올 하반기 대폭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PC용 D램은 90% 이상이 레노버 등 대형제조사와 체결한 고정가격으로 거래되지만 최근 몇년간 추이를 보면 고정가격이 현물가격과 몇달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 실제 비대면 수요 확산 덕을 톡톡히 봤던 PC용 D램(5.4%↓), 서버용 D램(DDR4 32GB기준·6.4%↓)과 낸드플래시(128Gb MLC·6.2%↓)의 고정거래가격 또한 지난달 하락했다. 이들 제품 가격이 하락한 것은 PC용 D램이 9개월, 서버용 D램이 7개월, 낸드플래시가 14개월 만이다.



올 상반기 D램 가격 상승 등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로서는 하반기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1위 D램 업체인 삼성전자는 올 2·4분기에 반도체 부문에서 5조4,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직전분기 3조9,900억원 대비 실적이 껑충 뛰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부문 매출이 14조6,100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분기 대비 11% 이상 상승했다.

SK하이닉스 또한 올 2·4분기에 1조9,4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직전분기 8,003억원 대비 영업이익이 143% 상승했다. 특히 서버용 D램이 전체 D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이르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클라우드 수요 확대가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모두 코로나19에 발발에 따른 반사 이익을 누렸던 셈이다.

이들 업체는 올 2·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D램 가격 하락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 봤지만 거래처와의 판매가 협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전략적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D램 가격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D램 현물가격이 넉달 사이 30% 가량 폭락한데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지난 2일 1,8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코로나 포비아’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 등 클라우드 업체들이 올 상반기 D램 재고를 과하게 확보한데다 5G스마트폰 등도 코로나19로 관련 네트워크 구축 작업이 지연돼 폭발적 수요를 기대하기 힘들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D램 고정거래가 하락은 6월부터 확대된 현물가와 고정거래가의 가격차이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며 “지금과 같은 추이를 볼 때 올 4·4분기까지 D램 가격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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