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호암상 제정 30주년을 맞은 호암재단이 기초과학 분야 연구 장려를 위해 과학상을 확대 개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국가적 역량이 더욱 중요해진 ‘코로나 시대’라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호암재단에 따르면 오는 2021년부터 호암과학상은 과학상 물리·수학 부문, 과학상 화학·생명과학 부문으로 분리해 확대 개편된다. 이에 따라 호암상은 과학상 2개 부문과 공학상, 의학상, 예술상, 사회봉사상으로 시상되며 수상자들은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씩 받게 된다. 총 상금은 시상 분야가 하나 늘면서 15억원에서 18억원으로 증가했다.
호암재단은 지난 1991년부터 국내외 한국계 연구자들을 발굴해 호암과학상을 수여함으로써 기초과학분야를 지원하고 한국 과학계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해 왔다. 지금까지는 과학 전 분야를 대상으로 단일한 과학상 수상자를 선정했지만 두 부문으로 분리하면서 한국의 기초과학 분야 경쟁력 제고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호암재단 측은 “물리와 수학은 전통적으로 밀접한 학문이며, 화학과 생명과학은 융·복합화가 심화된 분야”라며 “국내외 다수의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국제 과학계의 흐름을 반영해 개편 방안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호암재단의 이번 결정이 평소 사회와 동반 성장하는 것을 우선했던 이 부회장의 소신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1월 삼성전자 사장단 간담회에 참석한 이 부회장은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이라고 발언하는 등 상생에 방점을 찍어왔다.
한편 호암상은 호암 이병철 선생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제정했다. 금년 30회 시상까지 총 152명의 수상자들에게 271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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