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새 아파트가 입주할 때 집주인들이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르려 하기에 전세 매물이 쏟아지는 경향이 짙다. 이에 송파구 ‘헬리오시티’ 등 대규모 단지 입주 시에는 싼 값에 전세 매물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신축 아파트 전세를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유는 집주인의 거주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어서다. 서울 재개발·재건축 등 분양가 상한제 대상 단지와 공공택지 민간아파트가 대상이다. 설상가상으로 임대차 3법까지 맞물리면서 전세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국회에 따르면 ‘주택법’ 개정안이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다. 이원욱·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 발의한 뒤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대안을 반영한 안건이다. 전날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대상 아파트에 거주의무를 부과하는 게 골자다. 그동안은 정부가 조성하는 공공택지의 공공분양 아파트에 대해서만 1~5년의 거주의무가 주어졌다. 앞으론 공공택지의 민간분양 아파트는 물론 재개발·재건축 같은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거주의무가 생긴다. 최대 5년의 범위다. 국토교통부는 시행령을 개정해 주택가격의 시세 대비 수준에 따라 2~3년의 기간을 두는 걸 고려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최초 입주가능일부터 거주해 5년 이내의 기간을 채워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파트 준공 직후부터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한다는 의미다. 거주의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한 전문가는 “이렇게 되면 신축 아파트 전세는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법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상한제를 적용받는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일부 지역에서 내년 1월부터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하는 단지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이 경우 2023년 하반기께부터 준공되는 아파트에선 입주와 동시에 전세를 놓을 수 없다.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임대차 3법 등 각종 규제로 전세물량은 줄어들고 있다. 결과적으로 전셋집이 더 줄면서 전세가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큰 셈이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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