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수도권 지역에 13만2,000가구를 추가 공급하는 대책을 내놓으면서 국내 건설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 기조로 선회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부진했던 건설주들이 이번 대책을 계기로 단기적인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4일 주식시장에서 GS건설(006360)은 전 거래일보다 1,750원(6.6%) 오른 2만8,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KCC건설(021320)(6.86%)·대우건설(047040)(5.03%)·아이에스동서(010780)(4.76%)·HDC현대산업개발(294870)(4.42%)·대림산업(000210)(4.21%)·한신공영(004960)(3.64%)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주택 개발 사업을 영위하는 자이에스앤디(317400)는 1,050원(14.85%) 상승한 8,120원에 마감했는데 한때 23.9% 오른 8,760원을 기록하면서 장중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건설주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이날 정부가 신규 택지 발굴, 용적률 상향, 정비사업 공공성 강화를 통해 오는 2028년까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주택 13만2,000가구를 새로 공급하는 정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대책이 건설주에 대한 ‘투자심리’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그간 정부의 ‘공급 억제’ 기조로 분양 물량 위축 우려가 불거졌던 만큼 건설주의 상승 여력 제한 요인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뜻이다.
김승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그간 공급을 억제하는 정책을 많이 펴왔던 정부가 공급을 최대한 풀어주겠다는 규제 완화책을 내놓았다”며 “올해 국내 건설사 입장에서는 지난해와 재작년에 비해 분양물량을 잘 내고 있었던 만큼 내년부터 실적이 좋아지는 구간이었는데 여기에 정부가 바람을 불어넣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구나 건설주들의 주가가 꾸준히 저평가 국면에 들어와 있었던 만큼 이번 대책이 단기적인 상승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가령 대림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 GS건설의 PBR은 0.5배 수준이다.
다만 이번 대책 자체가 건설사들의 장기적인 주가 상승 계기로 작용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책으로 인한 연평균 추가 분양 규모는 건설업종의 빅 사이클(대세 상승기)을 제공했던 2014~2019년 연평균 분양 물량 37만세대의 4% 수준”이라며 “과거에 비해 (주택공급) 공공성이 훨씬 강조되는 상황인 만큼 (이번 대책이) 일반 건설사에 새로운 상승 요인을 제공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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