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국회에 등원할 때 입은 분홍색 원피스 복장이 논란의 중심에 서며 해당 원피스가 완판되는 등 브랜드가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여성 정치인들의 패션은 항상 대중의 이목을 끌어왔다. 정치인들이 패션을 통해 이미지를 구축하고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도구로도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1990년대생 정치인이 등장하면서 여성 정치인들의 ‘의원룩’도 과거 딱딱한 슈트에서 원피스로까지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치인들은 이미지 특성상 주로 국내 브랜드를 선택해 입고 등장했기 때문에 그들의 ‘선택을 받은’ 토종 브랜드는 한결같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6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 출석한 류 의원이 입은 브랜드는 토종 중견 패션기업인 TBH글로벌(옛 더베이직하우스)가 2014년에 선보인 ‘쥬시쥬디’의 랩스타일 원피스로 인터넷에서는 8만원에 판매 중이었는데 하루 사이에 순식간에 품절됐다. TBH글로벌은 지난해 광군제에서 총매출 234억원을 달성하는 등 연매출 2,000억원의 견실한 패션 중견기업이다.
류 의원의 등장 이전에도 586세대 여성 의원의 정장은 주부들과 여성 직장인 사이에서 화제를 이어왔다. ‘옷 좀 입는’ 의원으로 꼽히던 나경원 전 의원을 비롯해 ‘추다르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엄근진(엄격하고 근엄하고 진지한)룩’이 대표적이다.
최근 중심에 선 인물은 추 장관이다.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홈쇼핑에서 산 탱커스(TANKUS) 제품을 입어 품절 사태를 일으켰다. 당시 추 의원은 자신의 정장을 궁금해하던 네티즌의 질문에 “홈쇼핑에서 샀다”고 말했고 이 제품이 ‘1+1’의 17만원 선인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한때 ‘추다르크’ 정장으로 인기를 몰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VW베라왕이 홈쇼핑에서 판 정장을 입고 나와 당시 판매를 진행한 CJ오쇼핑이 물량을 확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자신도 대통령 취임을 맞아 오른 산행길에 ‘블랙야크’ 바람막이를 입고 나타나 ‘완판남’에 등극하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패션지 엘르(ELLE)의 화보 모델로도 활약했고 그가 공식 석상에서 찬 불가리와 타이맥스 시계도 관심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한복·브로치·슈트·핸드백 등과 같은 아이템이나 의복 컬러 등을 통해 메시지를 많이 전달하는 ‘패션 정치’를 펼친 대표적인 정치인으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완판녀로 등극했다. 펑 여사가 중국 광저우시의 패션업체 리와이의 ‘익셉션’ 브랜드 제품을 입고 자주 등장하자 “영부인도 국산 브랜드를 입는다”며 해당 제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펑리위안 효과로 익셉션은 2013년 중국 10대 패션브랜드 1위에 오른 바 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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