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스포츠 뉴스 댓글 서비스를 이달 중 종료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카카오(035720)가 이날 중으로 바로 스포츠 뉴스 댓글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죽음을 맞이한 고유민 선수가 생전에 악성 댓글(악플)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체육계에서 선수들의 인권 보호 차원에서 포털사이트에 해당 기능에 대한 개선을 요청했고, 양사가 이를 잇따라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이용자 보호 위한 노력 일환”
이어 “건강한 소통과 공론을 위한 장을 마련한다는 댓글 서비스 본연의 취지와는 달리, 스포츠뉴스 댓글에서는 특정 선수나 팀, 지역을 비하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악성 댓글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왔고 카카오는 이에 대한 조치를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악플 수위와 고통 간과할 수 없어”
네이버는 지난 2013년 좋은 댓글 작성자에게 포인트를 부여하는 ‘스포츠 댓글 사용자 등급’을 도입해 우수 댓글 양산에 힘을 쏟고, 지난해에는 네이버 서비스 중 최초로 ‘인공지능(AI) 클린봇’ 서비스를 적용해 악성 댓글 차단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AI 클린봇은 욕설이나 비속어가 들어간 댓글을 탐지해 자동으로 블라인드 처리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 적용에도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결국 ‘댓글 서비스 폐지’라는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AI 필터링 등 기술적 조치도 강화
아울러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카카오 미디어 자문위원회’를 통해 댓글 서비스 발전 방향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또 국가 인권위원회·한국언론법학회와 진행 중인 온라인 혐오 표현 연구를 기반으로 악성 댓글을 정밀 분석하고 차단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스포츠 외에 다양한 영상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네이버 TV’에 ‘AI클린봇2.0’을 도입하고 채널 운영자에게는 댓글 활성화 설정 권한을 부여한다. AI 클린봇은 욕설이나 비속어가 들어간 댓글을 탐지해 자동으로 블라인드 처리하는 기술이다.
다만 실시간으로 응원하는 팀과 선수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스포츠 경기 생중계인 ‘라이브톡’은 현행 체제를 유지하며, 욕설 등 악의적인 내용을 걸러낼 수 있도록 ‘AI클린봇2.0’을 적용할 예정이다.
네이버 측은 “현재 스포츠 서비스에서 자주 발견되는 댓글의 유형을 면밀히 분석해 악성 댓글은 노출을 자동 제어하는 기술을 추가 개발 중”이라며 “댓글이 중단되는 동안 이를 고도화하고, 그 실효성이 담보되면 댓글 중단 해지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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