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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시승] 푸조 2008 SUV, 몸 키웠네…'사자의 송곳니'로 완벽무장

■올 뉴 푸조 2008 SUV

전장 4,160→4,300㎜로 커져

6년만에 완전변경 모델 선보여

3D계기판은 전투기 조종석 연상

가벼운 핸들링·주행 능력 매력

완전 수동조절 시트 등은 불편

브랜드·디자인 차별화로 어필

별점 ★★★(3점)

“수입차 치고는 합리적 가격. 차별화를 원한다면 괜찮은 선택.”

올 뉴 푸조 2008 SUV./사진제공=한불모터스




프랑스 완성차 브랜드 푸조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공략을 위해 새로운 무기를 꺼내 들었다. 6년 만에 완전변경된 ‘올 뉴 푸조 2008 SUV’. 공식수입사 한불모터스가 ‘미니 3008’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이전 모델보다 커진 차체(전장 4,160→4,300㎜, 전폭 1,740→1,770㎜)로 소형 SUV의 한계에 도전한다.

푸조의 야심작은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을까. 비가 세차게 내린 지난 5일 경기도 하남부터 강원도 춘천 제이드가든까지 편도 약 55㎞를 달렸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독특한 계기판과 조작버튼이 눈에 띄었다. 계기판은 3D로 차량의 정보를 표시하고 있었다. 센터페시아의 스위치들은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방식으로 배치돼 마치 전투기 조종석을 연상시켰다. 하지만 이내 단점 또한 눈에 들어왔다.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너무 작았다. 푸조 2008 SUV와 경쟁하게 될 다른 국내 차량들은 크게는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푸조 2008은 7인치다.

올 뉴 푸조 2008 SUV./사진제공=한불모터스


시트 조절이 완전 수동이라는 점도 당황스러웠다. 뒤로 젖힐 수 있는 각도도 제한적이다. “국내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해 전동 조절 장치를 도입하려 했지만 본사와 협의가 여의치 않았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차급인 소형 SUV 시장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다소 걱정되는 부분이다.

시동을 걸었다. 디젤 엔진이었지만 소음과 떨림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주행 시에도 마찬가지였다. 배기음이 들려왔지만 귀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 정지됐던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핸들링이 너무 가벼워 놀랐지만 속도를 높이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제법 ‘쫀쫀한’ 느낌이 전달됐다. 주행 능력은 무난했다. 최고출력 130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힘을 발휘하는 직렬 4기통 1.5리터 블루HDi 엔진이 차량을 무리 없이 끌고 나갔다. 정지했다가 다시 속도를 높일 때는 치고 나가는 힘이 다소 아쉬웠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이 단점이 많이 사라졌다. 푸조 2008 SUV는 스포츠 모드에서는 한층 격렬한 엔진음과 강력한 힘을 냈다. 다양한 차량을 시승해 봤지만 이렇게 드라마틱한 변화를 실현한 차는 드물다. 다만 차량 모드 선택 버튼이 시야에서 벗어난 곳에 있어 주행 중 누르기가 매우 불편한 점이 아쉬웠다. 상대적으로 불편하다고 알려진 토션빔 서스펜션이 적용된 것도 이 차량의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개인적으로는 흔들림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올 뉴 푸조 2008 SUV./사진제공=한불모터스


올 뉴 푸조 2008 SUV는 차선 이탈 시 차량이 스스로 스티어링휠을 조향해 차선 이탈을 방지하는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 충돌 위험 시 스스로 제동하는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이 적용됐다. 차선을 바꿀 때 사이드미러에 뜨는 경고 표시등이 투박하지 않은 점도 신선하다. 복합 연비 또한 리터당 17.1㎞(도심 15.7㎞, 고속 19.0㎞)로 어디에 내놓아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도심을 달리고 주말 아웃도어 활동에 큰 지장이 없는 무난한 성능, 실내공간을 갖췄다. 다만 가격 측면에서 강력한 매력이 느껴질 지는 미지수다. 올 뉴 푸조 2008 SUV의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알뤼르 모델이 3,248만원, GT라인 모델이 3,545만원이다. 수입차치고는 분명 저렴하지만 국내 브랜드 경쟁 차종보다는 1,000만원 가량 비싸다. 개인적 취향이 강하게 반영되는 디자인과 브랜드 감성을 제외하면 1,000만원을 더 부담하고서라도 이 차를 사고 싶은 매력이 무엇인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다만 푸조 2008이 소형 SUV 시장에서 차별화되는 선택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수입 브랜드(스페인 비고 공장 생산)라는 점과 브랜드 로고인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 한 외관 디자인이 차별화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는 어필 할 수 있을 듯 하다.

올 뉴 푸조 2008 SUV./사진제공=한불모터스


아직 시승은 하지 못했지만 올 뉴 푸조 2008 SUV는 순수 전기 모델(e-2008)로도 출시된다. e-2008 SUV는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26.5kg.m의 힘을 내며, 50kWh 배터리를 탑재해 완전 충전 시 237㎞(WLTP 기준 310㎞)를 주행할 수 있다. 100㎾ 출력의 급속 충전기 기준으로 30분에 약 80% 가량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다. 가격은 알뤼르 모델이 4,590만원, GT라인이 4,890만원이다. 국고 보조금 628만원과 지방자치단체 추가 보조금 지원을 받으면 3,000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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