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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소외의 극복으로 인생 2막을 연 홍대 피자 맛집

[라이프점프] 김세종의 적자생존(赤字生存) (5)





새로운 디지털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편함을 느끼는 ‘디지털 소외’. 하루가 멀다 하고 IT 기술과 장비들의 혁신이 이루어지니,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대부분 겪고 있다 해도 무방하다.

자영업계 역시 마찬가지로 디지털 바람이 불면서, 아직까지 적응하기 힘든 키오스크, 어려워진 예약과 어플을 통한 배달 주문 등이 소비자들을 당혹케 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 역시 얼마 전 집 앞에 생긴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주문을 하다가 몇 번의 실수 누적과 뒤에 서있는 사람들이 보내는 무언의 압박에, 그냥 아무 음식이나 고른 경험이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속에서 오늘은 공급자 관점, 특히 자영업계의 가장 큰 주축인 40대 이상의 자영업자 대부분이 ‘자영업 디지털 소외’에 빠져있다는 점을 얘기해 보고자 한다.

채 10년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소비자들이 ‘맛집’을 탐색하는 로직이 변했다.입소문과 TV에 등장한 가게를 찾아다니던 소비자들은, 네이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과 같은 SNS 상에서 눈에 띄는 식당에 더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집집마다 하나씩은 가지고 있던 ‘쿠폰 북’은 이제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고, 배달 어플을 통한 주문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일상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빠른 변화에 중장년 자영업자 대부분이 속도를 맞추지 못하였다. 누군가 알려주지도 않았고, 물어볼 사람도 없었으니까.

당연히 SNS 마케팅의 효과에 대해 빠르게 캐치하였던, 초기의 자영업자들은, 속된말로 ‘뭣도 없는 대박집’을 만들어 버리곤 하였다. 방법만 알고 있다면, 파리 날리던 허름한 가게를 동네의 오래된 숨은 맛집으로 둔갑시키는 데에 채 하루면 충분했다.



물론 이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수많은 광고회사들이 난립하며, 아무것도 모르는 사장님들을 현혹하여 큰 이익을 챙겨가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극에 달한 이 시장은 광고회사들이 ‘먹튀’하기 너무 좋은 시장이었다. 네이버에 자신의 가게가 등록되어 있는지 조차도 모르는 사장님들을 구워 삶기란 누워서 떡 먹기였으니… 이러한 얘기는 다음에 더 자세히 나누기로!

어찌되었든 점차 SNS에 관심을 두는 자영업자와 아닌 자영업자의 간극이 벌어지기 시작했 것은 당연지사. 지난 5월, 60대 진입을 곧 앞두고 있는 홍대의 한 피자집 사장님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맛’하나는 정말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확신으로 홍대 목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최상급의 화덕과, 최고의 원재료를 사용하며, 매달 월세 2200만원과 상주 직원 5인의 인건비를 책임진지 약 반년. 오픈빨 좀 받나 싶더니! 아! 그놈의 코로나! 그 이후로는 멈출 수 없는 내리막길의 시작.

외식업체들의 SNS 전쟁이 사실상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홍대에서, ‘상권’, ‘맛’, ‘초기투자비’만 믿고 가게를 오픈하는 ‘디지털 소외 자영업자’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도저히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의 다른 사장님들처럼 그랬을 터였는데…

사장님이 굳은 결심을 한지 약 한달 이후, 한 저명한 자영업 온라인 마케팅 교수님께서 자신의 블로그에, 해당 점포가 SNS상에서 노출되는 수준의 변화와 매출의 상승을 보고선 ‘기적’이라 표현하는 글을 썼다. 침침한 눈과 뜻대로 안 움직이는 손가락, 알 수 없던 젊은 친구들의 용어들과 같은 모든 것들이, 피자집 사장님의 열정과 노력을 꺽지 못하였던 것이다. “특별한 방법은 없다. 그저 계속 배우고, 탐구하고, 시도해본 것뿐!”이라 말씀하시는 데 겸손하기도 하셔라.

다시 한번 자영업자분들은 어렵다 포기하지 마시고, SNS 온라인 시장 속에 있는 나의 가게를 점검해 보시길 바란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더욱 명확해진 것은, 이제 스스로 학습하는 자영업자들 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는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란 점이다.

/김세종 통할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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