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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대책 1주일 ‘정부 말 안 듣는 시장’… “집값 강보합·전세가는 더 오르고”





정부가 8·4 공급대책을 발표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부동산 시장의 뚜렷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매매가는 신고가가 나오는 가운데 강보합세가 유지되고 있으며, 전세가는 임대차 3법까지 가세하면서 고공행진이다. 전문가들은 매매가 역시 쉽게 조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던 3월 말∼5월 말 이후 8월 첫째 주까지 9주 연속 상승했다.

6·17대책과 7·10대책 발표 직후에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상승폭도 크게 줄지 않았다. 최근 기존 부동산 대책의 후속 입법이 마무리되고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장마철 영향까지 겹치며 매수세가 다소 잦아든 분위기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3.3㎡당 1억이 넘는 단지가 등장하는 등 여전히 강보합이다.

실제로 강남구 압구정동의 H공인 대표는 “거래가 많지 않지만, 매수 문의가 꾸준한 편이고 거래도 꾸준히 되는 편이다. 정부 대책에도 집주인들이 가격을 내리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 아현동 R공인 대표는 “정부 대책 발표 후에도 매수세가 붙으며 가격이 내려가지 않다가 장마 때문인지 요즘 매수 문의는 좀 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는 중저가 지역도 마찬가지다. 강북구 미아동 E 공인 대표는 “매물은 안 나오는데, 집값은 계속 올라가고 있어서 우리도 이해를 못 하겠다. 이 정도 규제가 나왔으면 가격이 보합세로 돌아서고 떨어질 기미가 보여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희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봉구 창동 D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없고 가격은 강보합세다.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움직일지 몰라 매수자나 매도자나 모두 관망하는 상황이어서 거래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세가는 공공행진이다. 송파구 신천동 W 공인 관계자는 “이쪽 전세는 꾸준히 가격이 올라 고점을 유지하고 있는데, 지금은 아예 전세 물건이 없다. 8·4대책이 나왔지만, 집 짓는 데 시간이 걸리니 그때 가봐야 할 것 같고, 서초·강남 쪽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성동구 S 공인 대표도 “전세는 품귀”라며 “연초와 비교하면 1억∼1억5천만원이 올랐는데도 다 나가고 남은 물건도 많지 않다. 일단 기존 세입자가 특별한 이유 없으면 4년 동안 거주하려 하니 매물이 더 없어져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도 늘고 있다. 강동구 S 공인 관계자는 “전세가 오른 만큼 월세도 따라 오르고 있고, 전세로 내놨던 물건을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도 있다”며 “보증금 6억원에 내놨던 전세가 7억원까지 오르자 이 물건을 보증금 4억원에 월세 80만원으로 돌려달라는 집주인이 있다”고 말했다./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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