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느닷없이 “음식 낭비를 막아라”고 하는 지시를 내리면서 중국 식량 사정이 악화되고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1일 낮 12시 53분(현지시각) 기사로 “시진핑 주식이 음식 낭비를 막고 절약습관을 키울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 시 주석은 “중국의 식량 생산이 매년 풍족하지만 식량 안보 위기의식은 여전하며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까지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입법과 관리 감독 강화, 선전교육 강화 등으로 음식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다만 이 기사에서 시 주석이 “최근 지시를 내렸다”고만 적고 정확한 일시나 장소에 대해서는 표시하지 않았다. 보통 시 주석의 지시는 정치국 회의 등 간부회의나 지역방문 등에서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런 표시가 없는 것이다. 시 주석을 포함해 중국 최고지도부는 현재 허베이성 친황다오의 베이다이허 비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지시가 갑자기 나온 데 대해 중국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소비자들이 ‘나는 돼지고기와 로켓처럼 치솟는 달걀’과 씨름하고 있다”는 기사에서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인용, 지난 7월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1년 전보다 무려 85.7%나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돼지고기만큼 주식인 달걀 값도 상당히 올랐다고 한다.
앞서 지난 두 달여 남부지역 대홍수로 농경지가 대규모로 물에 잠겨 전반적인 농산물 가격상승이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해외로부터 식량 수입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지난달 말 지린성 곡창지대를 찾아 옥수수밭을 둘러보고 식량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후춘화 부총리는 지난주 지방 고위 관리들에게 식량안보에 책임을 지고, 생산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바 있다.
한편 시 주석이 공개적으로 음식낭비에 대해 주의를 촉구한 데 대해 중국에서 조만간 음식습관 개선과 관련한 대대적인 국민운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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