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원에 지급된 자동차보험 진료비가 4년 만에 네 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병원과 의원에서 지출된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한방 진료비가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주범이 됐다는 분석이다. 유독 한방병원 외래 진료비가 급증했다는 점에서 경상 진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동일상병에 대한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의 진료비 차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한방병원에서 지출된 자동차보험 진료비(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 실적 기준)는 2,990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4년보다 3.8배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한의원의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1,911억원에서 4,318억원으로 늘어났다. 병원과 의원에서 지출된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같은 기간 각각 3.2%, 3.1% 증가에 그쳤다.
특히 한방병원의 자동차보험 외래 진료비가 입원 치료비보다 크게 늘었다. 한방 외래 진료비는 2014년 333억원에서 2018년 1,365억원으로 4.1배 증가했다. 입원 진료비보다 외래 진료비가 많아진 이유는 경상이거나 회복기 환자의 진료비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한방 진료라도 자동차보험의 외래 진료는 건강보험 환자보다 진료비가 더 많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외래 다빈도 항목인 경추 염좌 환자의 외래 1일당 한방 진료비는 7만원이지만 같은 증상으로 건강보험 치료를 받으면 진료비는 절반 수준인 3만1,000원이었다.
정수은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책임전문위원은 “자동차보험 한방 진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손해율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명료한 기준이 없어 한방 과잉진료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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