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105560)그룹이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규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 선발 절차에 돌입했다. 윤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한 가운데 10여명 남짓의 내·외부 후보자군(롱리스트)의 물밑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엄격한 심사를 위해 후보추천 절차 개시 일정을 2주가량 앞당겨 전체 일정이 2주간 더 늘어났다. 최종 후보자 1인은 다음달 25일 확정된다.
KB금융은 12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윤 회장 후임 인선 세부 준칙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선우석호 이사를 회추위원장으로 한 회추위는 반기마다 회장 후보군을 관리해왔다. 내부 후보군 5명에는 윤 회장을 비롯해 허인 국민은행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이동철 KB카드 사장 등 그룹사의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주요 임원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후보군 5명은 서치펌 등 전문기관의 추천을 받은 경제·금융권 내의 CEO급 인사와 전직 임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확정된 일정에 따라 회추위는 28일 롱리스트 후보 가운데 4명의 회장 최종 후보자군(쇼트리스트)을 확정한다. 다음달 16일에는 최종 후보자군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통한 심층평가를 실시하고 회장 최종 후보자 1인을 선정한 뒤 다음달 25일 회의를 거쳐 주주총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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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추위는 현직인 윤 회장에 대해 더 엄격하고 공정한 잣대로 평가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윤 회장이 다시 한 번 연임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경영진 간 다툼인 ‘KB사태’ 직후인 2014년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에 오른 그는 조직을 안정적으로 추스르고 현대증권(KB증권)·LIG손해보험(KB손보) 인수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KB금융을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3년 뒤 지주와 은행의 분리경영을 선언하며 3년의 회장 임기를 새로 시작했고, 이번에 다시 연임에 성공하면 9년간 KB금융을 이끌게 된다. 특히 올해 푸르덴셜생명 M&A에도 성공해 취약점이던 생보 부문 역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금융권에 몰아닥친 사모펀드 사태에 KB금융이 비켜서 있는 것도 윤 회장의 리스크 관리 성과라는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경영으로 2·4분기 실적 1위를 달성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을 안정시키고 잇따른 M&A 성공으로 외연을 넓혀온 윤 회장에 대한 KB금융의 기대가 크다”며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그동안의 윤 회장의 성과가 재차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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