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홍수 피해를 입은 금강과 섬진강 유역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이 댐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묻고 나서자 한국수자원공사가 해명에 나섰다. 물이 넘쳐 댐이 붕괴하면 국가적 재난이 일어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방류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댐 수위를 미리 조절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기상청 오보 탓으로 책임을 돌렸다.
이한구 수자원공사 수자원부문본부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예기치 못한 강우에 의해 방류량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방류량을 결정할 때는 상하류 피해와 댐 안전 등을 고려하는데 댐이 붕괴하면 사실상 국가재난수준”이라며 “댐 안전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댐 수위 조절 실패 이유에 대해서는 기상청 예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기상청 예보에 근거해 댐 수위를 조절하고 거기에 맞춰서 방류를 조절하는데 7~8일에 예보보다 훨씬 더 비가 많이 와서 방류를 늘릴 수밖에 없었다”며 “강우 상황에 대해서는 전문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기상청에 절대적으로 기대어 댐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지난 7~8일 전북에 100~200㎜, 많은 곳은 300㎜ 이상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나 실제 강우는 유역 평균 341㎜, 진안 도통에는 최대 411㎜ 비가 왔다. 이에 유입설계홍수량(3268㎥/초)을 108% 초과한 초당 최대 3,534㎥가 댐으로 유입됐다. 결국 계획홍수위를 초과한 상황에서 최대 유입 홍수량의 53% 수준인 1,868㎥/초 수준으로 방류했다.
용담댐도 상황은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기상청은 이 지역에 100~200㎜(많은 곳은 30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는데 실제 강우는 유역평균 377.8㎜, 최대 446㎜(장수) 강우가 내렸다는 것이다. 용담댐에도 유입설계홍수량의 86% 수준인 초당 4,717㎥가 댐으로 유입됐다는 것이다. 합천댐도 기상청 예보(50~100㎜)보다 많은 유역 평균 304.2㎜ 비가 내렸다. 이곳도 유입설계홍수량의 44% 수준이 유입됐다.
이 본부장은 “지역의 홍수 방어는 댐과 하천이 분담하고 있고 홍수 피해 양상이 제방 붕괴와 월류(越流·물이 넘쳐흐르는 현상이나 물의 양)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되는 만큼 관련 기관 합동으로 면밀한 조사와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 이번 수해의 원인 분석 및 대책 수립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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