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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파트 입주=싼 전세'…집값 규제가 전세 공식마저 깼다

새 아파트 입주 시 싼 전세 대거 나와

과거 헬리오시티 사례가 대표적

최근 들어 규제로 실거주 늘면서

새 아파트 전세가 오히려 더 높아

서울 아파트 전경 / 서울경제 DB




# 이달 입주가 시작되는 서대문구 북아현동의 ‘신촌힐스테이트’. 전용 84㎡의 전세 호가는 7억5,000만원에서 8억원 수준이다. 가장 높은 호가는 8억5,000만원까지 나와 있다. 2년 전 입주한 인근 ‘e편한세상신촌3단지’ 84㎡의 7월 말 전세 실거래가 6억5,000만원보다 1~2억원 비싼 셈이다. 마포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곧 입주가 시작되는 공덕동 ‘공덕SK리더스뷰’ 전용 84㎡의 현재 전세 호가는 10억원.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공덕파크자이’ 전용 84㎡ 전세 매물의 호가가 8억5,000만원에서 9억원 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억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신규 입주 대단지=낮은 전세가’ 공식은 이제 옛말이 된 모양새다. 인근에 새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 시세보다 1~2억 원 낮은 전세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전세 값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입주를 앞둔 신축 아파트 단지의 전세 호가가 기존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높다. ‘임대차3법’ 후폭풍으로 전세가가 무섭게 오르고 있을 뿐 아니라 세를 놓는 대신 집주인이 실거주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전세 물량 자체가 귀해진 탓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곧 입주를 앞두고 있는 아파트 단지들의 전세 가격이 기존 단지보다 높게 형성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뿐 아니라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도 포착된다.



본지가 조사한 결과 이달 입주가 예정된 하남시 망월동의 ‘힐스테이트미사’ 아파트 전용84㎡의 전세 호가는 5억5,000만원에서 6억원 정도다. 인근에 위치한 기존 단지들의 같은 평형대 전세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이보다 낮다. 같은 동에 위치한 ‘미사강변도시18단지’의 경우 전용 84㎡가 4억원대 후반에서 5억원대 초반에 전세 거래되고 있고, ‘미사강변파밀리에’의 경우 전용 84㎡가 지난달 말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통상 신축 단지 아파트 전세가는 인근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공급돼왔다. 지난 2018년 12월 입주한 9,500가구 규모의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가 대표적이다. 헬리오시티가 입주를 시작한 2018년 12월, 해당 단지의 전용 84㎡ 전세 실거래가는 5억원대 후반에서 6억원대 후반 수준이었다. 헬리오시티보다 10년이나 먼저 입주한 신천동 ‘파크리오’의 같은 평형대 전세가는 당시 7억원 대 후반에서 9억 원으로, 이보다 2억원 가량 높았다.

하지만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3법의 시행이 본격화와 더불어 내년부터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주택 입주자에게 5년 이내의 의무거주기간이 부여되면서 신축 대단지에서 풀리는 전세 물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 전문가는 “임대차에 영향을 주는 정책들이 시행되면서 신규로 시장에 진입하는 가구는 점점 더 전세 물건을 구하기 힘들어진다”며 “기존의 전세 물건도 월세로 전환되며 매물이 귀해질 것”이라 예측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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