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일반 가정용 TV까지 아우르며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투명 OLED 소재의 특성을 살린 제품을 서둘러 출시하며 미래 먹거리를 확장한다는 포부다. 첫 양산 제품은 중국의 샤오미가 선점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034220)는 세계 최초로 양산하는 55인치 투명 OLED TV인 ‘샤오미 미 TV 럭스’에 패널을 공급한다. 샤오미에 공급하는 투명도 40%의 투명 OLED 패널은 전량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에서 생산한다. 지난해 9월 독일 IFA에서 파나소닉이 투명 OLED TV를 전시품으로 공개한 적은 있지만 양산 제품을 판매한 사례는 샤오미가 처음이다.
샤오미 미 TV 럭스는 지난 11일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갔으며 가격은 4만9,999위안(약 850만원)이다. 스탠드형으로 선보인 이 제품은 전원이 꺼져 있을 때 깨끗한 창처럼 보였다가 켰을 때는 허공에 이미지가 뜨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투명 OLED는 기존 투명 LCD에 비해 높은 투명도와 고해상도, 넓은 시야각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상업적 용도에 한정됐던 투명 OLED 패널이 TV 출시를 시작으로 광폭 행보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투명 OLED 패널은 미래 지향적 이미지를 연출하는 데 안성맞춤이어서 선거 개표방송이나 전시·공연 디스플레이, 매장용 쇼윈도 등으로 활용돼왔다. 국내에서는 LG전자(066570)가 투명 OLED 기술을 활용한 사이니지를 상용화한 상태여서 향후 관련 시장이 커지면 가정용 TV에도 기술을 적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샤오미와 손을 잡은 LG디스플레이는 투명 OLED 시장 확대를 위해 수요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는 가구·건축회사와 협업해 투명 OLED를 탑재한 제품을 구상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했다. 항공기나 자율주행차를 겨냥한 미래형 모빌리티 디스플레이 연구도 중장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 중장기적으로 투명 OLED 생산량을 차츰 늘려 미래 수요에 철저히 대비하겠다”며 “사이니지 완제품 제조사에 선제적으로 제품을 제안해 투명 OLED의 시장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컨설팅 회사 프레시언트앤드스트래티직인텔리전스는 투명 디스플레이시장이 2018년 기준 5억2,400만달러에서 오는 2024년 49억3,300만달러로 연평균 46%의 빠른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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