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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함께한 작가들과 문학과 삶의 담론 나눴죠"

'스무 해의 폴짝' 펴낸 마음산책 정은숙 대표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 /사진제공=마음산책






평론가 신형철은 ‘정확한 문장’을 쓰는 방법에 대해 “논리적 구조물을 만들어내야” 하기에 “어떤 내용을 쓸 것인지 설계하는 단계가 오래 걸리고 어렵다”고 말한다. 소설가 김숨은 ‘왜 이런 시대에도 소설을 쓰는가?’라는 질문에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지 못했던 덕분에 자족적인 글쓰기를 하게 됐고 그것이 자신의 중심을 잡아주고 자신을 위한 글쓰기를 하게 했다고 고백한다. “종이가 나의 손을/살짝 스쳐간 것뿐인데도/피가 나다니/쓰라리다니”(‘작지만 큰 결심’ 중에서)라고 시를 쓴 이해인 수녀는 상대방에게 말로 상처주지 말라며 “말하는 순간은 재밌고 시원할지 몰라도 내가 후회하겠다 싶은 말은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그런 지혜가 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출판사 마음산책의 정은숙 대표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문학인 20명을 만나 인터뷰한 ‘스무 해의 폴짝’에는 글쓰기의 비법부터 문학의 의미, 삶의 지혜가 두루 녹아있다. 20명의 공통점은 마음산책을 통해 책을 낸 저자들이라는 점이다. 올해로 문을 연 지 20주년 되는 마음산책은 지난해 여름 이 책을 기획하면서 우선 문학 저자의 글이 생산되는 작업실이나 생업의 공간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공통의 질문을 던진다는 원칙을 정했다. 또 하나, 문인들에게 운동화를 선물하기로 했다. “스무 해를 도약대로 폴짝 뛰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소설과 산문집으로 두루 사랑받는 조경란은 ”소설은 질문을 던지고, 산문은 고통이든 즐거움이든 발견하게 하는 장르”라고 이야기했고, 소설가 김연수는 “쓸 때는 산문이 자유로운 것 같지만 산문은 지나고 보면 글을 쓰던 그 당시에 머물러 있어 제한적이고,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소설이 훨씬 자유롭다는 걸 알게 된다”고 했다. 작가 이기호는 “소설가가 세계를 바라본다는 건 그 세계가 되어본다는 것과 같은 말일 것”이라 했고, 손보미 작가는 “누군가의 비밀을 풀고 싶어서 깊이 관찰한 시간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저자인 정은숙 대표는 “책 제목을 ‘스무살의 폴짝’이라고 하면 주인공이 마음산책 뿐이지만 ‘스무해의 폴짝’이라고 함으로써 그 시간을 함께 건넌 독자와 저자들 모두가 주인공이 됐다”면서 “지난 20년을 함께한 작가들을 만나 작법과 습관, 태도부터 왜 글을 쓰는지, 문학은 우리를 어떻게 고양시키는지에 대한 깊은 물음을 통해 새로운 도약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독자들이 문학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새로운 문학적 단어를 이해하고 문학적으로 산다는 것은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것이며, 문학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을 대입할 수 있기에 의미 있다”고 말했다. 1만8,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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