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3일 서비스 산업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해 오는 2023년까지 4조6,000억원을 투입하고 수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나선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수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커지는 데 발맞춰 콘텐츠·지식재산권 등의 수출이 빠르게 성장하자 이에 부응한다는 측면도 있다. 특히 악화하는 청년 실업난을 완화하기 위해 ‘50개+α’의 신(新) 직업을 육성·발굴하고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의 판로확대를 위해 공공기관의 의무구매를 신설해 2022년까지 6만4,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K서비스 해외 진출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의 수출 지원사업에서 서비스 업종 대상 매출액 기준 등 선정 기준을 완화하고 콘텐츠 제작과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1조원 이상의 문화콘텐츠 펀드를 2024년까지 조성한다는 내용 등이 핵심이다.
아울러 정부는 미래산업·인구구조 변화에 발맞춰 새롭게 부상 중인 14개의 신직업을 육성하고 37개+α의 유망 잠재직업 도입 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스마트 건설 전문가, 난민 전문 통·번역인, 오디오북 내레이터, 미래차 정비 기술자 등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미래차 정비 기술자는 차량 정비업체 재직자를 대상으로 전환교육 이수를 의무화하고 전문대 자동차학과 교육 과정을 친환경차 중심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난민법을 고쳐 난민 전문 통번역가를 대상으로 자격 제도를 도입하고 양성기관을 지정해 운영한다. 재난·안전 분야는 인명구조 능력을 보유하고 인증 시험에 합격한 자를 대상으로 ‘민간 인명 구조사’를 육성한다.
정부는 이미 발표된 주요 신직업 가운데 시장 수요가 크다고 분석되는 공인 탐정, 디지털 장의사, 개인정보보호 관리자 등 3개 직업에 대해서는 과거 무산됐던 입법을 21대 국회에서 재추진해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직업 안정성도 보완할 방침이다.
세계경제포럼(WEF) 등 주요 기관에서 제시한 미래 유망 직업이나 주요 선진국에 있는 유망 직업 중 우리나라에 없는 직업도 추가 발굴할 예정이다. 개인의 과거 기억 관리를 도와주는 ‘개인 기억 큐레이터’, 전자상거래로 구매한 고객의 집에 찾아가 옷의 핏(fit)과 마감을 완성해주는 ‘디지털 재단사’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사회적경제기업 성장 특례보증(1억~3억원→ 최대 2배)과 사회투자펀드 조성액을 확대(연 250억→500억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회적경제기업 일자리 창출 지원 방안도 확정했다. 우선 공공기관 의무구매 신설과 함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사회적경제기업과의 협업 실적을 반영하고 지방공기업의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구매 수의계약도 1억원까지 확대해 공공판로 개척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환경 분야는 사회적경제기업 진출 확대로 2022년까지 일자리 약 5,000개를 창출한다는 세부 계획도 밝혔다.
/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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