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정부의 집값 안정화 대책과 ‘부동산 비수기’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의 매매가 상승세가 주춤하는 분위기다. 반면 전세 시장의 경우 ‘임대차3법’ 이후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며 오름폭이 크게 늘었다.
부동산114가 14일 발표한 수도권 주간 아파트 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주와 동일한 0.09%를 기록했다. 대출규제와 세부담 확대로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자의 관망세가 짙어졌고, 중저가 아파트도 매물 소진 속도가 더뎌졌다. 매도자들은 매물을 내놓지 않거나 매도 호가를 고수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했다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관망세에 들어섰지만,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는 실수요가 간간이 이어지면서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0.21%의 변동률을 기록한 금천구는 가산동 두산위브와 시흥동 관악우방, 신현대 등이 500~2,000만원 상승했다. 도봉구는 방학동 청구, 우성1차 등을 중심으로 0.20% 올랐고, 노원구도 0.18%, 성북구는 0.16% 올랐다.
경기·인천 지역은 매매가 상승폭이 0.07%을 기록하며 전 주 대비 확대됐다. 특히 광명의 경우, 광명동 광명해모로이연과 철산동 주공12단지, 하안동 e편한세상센트레빌이 중대형 면적 위주로 500~1,000만원 상승하면서 0.17% 올랐고, 하남(0.14%)도 신장동 대명강변타운, 하남유니온시티에일린뜰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다.
매매 시장은 상승폭이 둔화되는 분위기지만, 전세 시장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면서 서울은 0.12%로, 경기·인천은 0.08%을 기록하며 상승폭을 넓혔다. 특히 서울의 경우, 양호한 학군의 대단지 아파트에 수요가 집중됐다. 25개 자치구(區) 중 가장 큰 폭으로 전세가가 오른 지역은 강동구(0.39%)다. 고덕그라시움, 고덕아이파크 등 대단지 아파트가 1,000~3,000만원 올랐다. 그 뒤를 이은 노원구는 0.33%의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중계동 라이프, 신동아, 청구2차 아파트와 상계동 상게주공12단지가 1,000~2,000만원 올랐다. 이 외에 송파구는 0.22%, 강남구는 0.16%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경기·인천 지역에서는 정주여건이 높은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가가 올랐다. 대표적인 곳이 과천(0.24%)이다. 과천은 원문동 래미안슈르3단지가 중대형 평수 위주로 1,000만원 올랐고, 0.21%의 상승률을 기록한 광명에서는 철산동 래미안자이와 하안동 광명두산위브트레지움 등이 500~1,000만원 올랐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규제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가 아파트 위주로 매수자 관망이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다만 전세값 상승이 계속되면서 매수 전환에 나선 실수요자가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로 간간이 유입되고 있어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라 내다봤다. 전세 시장과 관련해서도 “매물 부족으로 휴가철에도 전세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주여건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나타나면서 지난주 주춤했던 전세값이 다시 들썩이는 모습”이라며 “휴가철이 마무리되고 본격 이사 시즌에 접어들면 전세난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