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아파트 시장은 여전히 꿈틀거리는 모양새다. 전세는 ‘임대차3법’ 이후 매물 품귀 현상이 이어지며 높은 전세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매매가 상승률은 주춤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부동산114가 발표한 수도권주간아파트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주와 동일한 0.09%를 기록했다. 대출규제와 세부담 확대로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자의 관망세가 짙어졌고, 중저가 아파트도 매물 소진 속도가 더뎌졌다는 관측이다.
상승률은 주춤했지만, 여전히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전고가를 뛰어넘는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40평대 이상 대형 평수에서도 ‘평당 1억원’에 근접한 매매 거래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반포의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45평)가 43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달성했다. 평당 1억 원에 근접한 가격이다. 2~30평대 중소형 평수가 아닌 40평대 이상 대형 평수에서 ‘평당 1억원’에 가까운 거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초동의 ‘서초푸르지오써밋’도 지난달 말 전용 74.93㎡이 전고가보다 2억5,500만원 뛴 23억원에 매매됐다.
이 같은 신고가 행진은 비단 강남 지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4단지’ 전용 59㎡도 지난달 전고가보다 1억원 비싼 14억5,000만원에 매매됐고, 강동구 상일동의 신축 대단지 ‘고덕 아르테온’ 전용 59㎡도 지난 7월 말 13억5,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서울 전세가는 연일 상승폭을 넓히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임대차3법 등으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면서 서울은 0.12%로, 경기·인천은 0.08%을 기록하며 상승폭을 넓혔다. 특히 서울의 경우, 양호한 학군의 대단지 아파트에 수요가 집중됐다. 25개 자치구(區) 중 가장 큰 폭으로 전세가가 오른 지역은 강동구(0.39%)다. 고덕그라시움, 고덕아이파크 등 대단지 아파트가 1,000~3,000만원 올랐다. 그 뒤를 이은 노원구는 0.33%의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중계동 라이프, 신동아, 청구2차 아파트와 상계동 상게주공12단지가 1,000~2,000만원 올랐다. 이 외에 송파구는 0.22%, 강남구는 0.16%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매물 부족으로 휴가철에도 전세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주여건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나타나면서 지난주 주춤했던 전세값이 다시 들썩이는 모습”이라며 “휴가철이 마무리되고 본격 이사 시즌에 접어들면 전세난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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