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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가 앞당긴 전세 소멸시대…이제 “월세 살면서 내집 장만”

임대차 3법, 양도세 거주요건 강화 등

각종 규제에 전세 물건 사라져

아파트 입주=싼 전세 공식도 깨져

월세 살면서 이제 내집 장만해야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 앞 전경 / 서울경제DB




‘임대차 3법’ 시행이 본격화되면서 ‘전세 소멸’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집주인들이 전세를 반전세 등 월세 형태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전세물건이 자취를 감추는 가운데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도 늘고 있다. 임대차 3법, 양도세 거주요건 강화 등 각종 규제로 전세 물건이 사라지고 있다.

<어 ... 반전세 비율 늘어나네>

15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1~14일 기준) 서울에서 이뤄진 전·월세 계약 2,252건 중 278건이 반전세 계약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12.3% 수준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해당 비중은 10%대를 넘지 못했지만, 8월 들어 비율이 급상승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의 반전세 비중은 6월 9.6%, 7월 9.9%를 기록한 바 있다. 반전세 비중이 늘어난 것은 임대차3법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을 골자로 하는 임대차3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를 반전세로 돌려 세 부담을 완화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이는 시장에서도 관측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파크리오’ 아파트는 이달 들어 신고된 11건의 임대차 계약 중 절반 이상인 7건이 반전세 거래였다. 이달 전용 84㎡ 매물이 보증금 8억원에 월세 30만 원에 반전세 계약이 체결됐는데, 지금은 이보다 시세가 더 올랐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단지 인근 공인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거의 없다”며 “현재 전용84㎡ 기준 전세는 11억원 수준이고, 보증부 월세는 보증금 8억원에 월세 60만원이 시세”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3만1,410건으로 임대차법 시행 이후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서울 등 수도권 주요 인기 단지의 경우 전세 매물이 0건이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사라지는 신규 입주=싼 전세 공식>

‘신규 입주 대단지=낮은 전세가’ 공식은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 새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 시세보다 1억~2억원 낮은 전세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주변 전셋값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입주를 앞둔 신축 아파트 단지의 전세 호가가 기존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높다. ‘

이달 입주가 시작되는 서대문구 북아현동의 ‘신촌힐스테이트’. 전용 84㎡의 전세 호가는 7억5,000만원에서 8억원 수준이다. 가장 높은 호가는 8억5,000만원까지 나와 있다. 2년 전 입주한 인근 ‘e편한세상신촌3단지’ 84㎡의 7월 말 전세 실거래가 6억5,000만원보다 1억~2억원 비싼 셈이다. 마포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곧 입주가 시작되는 공덕동 ‘공덕SK리더스뷰’ 전용 84㎡의 현재 전세 호가는 10억원.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공덕파크자이’ 전용 84㎡ 전세 매물 호가가 8억5,000만원에서 9억원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억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수도권도 비슷하다. 이달 입주가 예정된 하남시 망월동의 ‘힐스테이트미사’ 전용 84㎡의 전세 호가는 5억5,000만원에서 6억원 정도다. 인근에 위치한 기존 단지들의 같은 평형대 전세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이보다 낮다. 같은 동에 위치한 ‘미사강변도시18단지’ 전세의 경우 84㎡가 4억원대 후반에서 5억원대 초반에 거래되고 있고 ‘미사강변파밀리에’의 경우 84㎡가 지난달 말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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