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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코로나와 '얼리 무버'의 교훈

이용권 EY한영 전략·재무자문본부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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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9%를 기록했다. 지난 1948년 이후 72년 만의 최저 수치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실물경제 위기가 아직 금융위기로 전이되지는 않았지만 곧 개별 기업들의 도산과 실업률 상승 등에 따른 금융기관 부실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올해 2월 말부터 세계 각국의 ‘록다운’ 정책에 의한 극단적 수요 감소를 비롯해 공장가동 중단에 따른 부품조달 차질로 공급 감소를 동시에 경험하면서 대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또 코로나19의 영향이 종식되더라도 여러 사회경제적 현상에 따라 ‘뉴노멀(new normal)’이 나타날 것이므로 이를 대비해야 한다. 시장질서는 빠르게 재편될 것이고, 수요 및 공급 감소로 충격을 견뎌낼 수 있는 체질 개선이 요구되면서 많은 기업이 서둘러 기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염두에 둔 인수합병(M&A)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의외로 과감한 행보를 보이는 기업들은 드물다. 기업들이 M&A에 섣불리 나서지 않은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경제질서가 어떻게 재편될지 알 수 없으므로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 수립이 어렵다. 좋거나 나쁜 사업군을 가리기 힘든 것이다. 또 올 3~4월 주식시장이 코로나19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실물자산 및 기업에 대한 적정가치 판단이 어렵게 됐다. 금융위기로의 전이와 확산이 발생할 경우 경제위기의 깊이와 폭이 훨씬 커질 수 있는 것도 M&A를 주저하게 하는 불확실성 요소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기업들은 기다려야 할까.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가 글로벌 금융위기(2008~2010년) 때 진행된 M&A 거래를 조사한 결과 위기 발생 후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빠르게 결정을 내린 ‘얼리 무버(early mover)’ 기업들의 이후 10년간 총주주수익률(total shareholder return)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25%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자산인수에 나섰던 기업들은 총주주수익률이 26% 더 증가했다. 자산매각을 통해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 기업도 같은 기간 24% 더 높은 수익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제위기가 발생했을 때 과감한 투자 및 매각 의사결정을 내린 기업들이 경제 회복기에 더 높은 이익을 창출하게 됐다는 것이다. 망설이다가 실행 타이밍을 놓치지 말라는 교훈으로도 보인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오늘의 위기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양상이 크게 다르고, 그 결과 또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럼에도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서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의 교훈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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