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V기반 7나노 공정 통해 생산…삼성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입증
17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IBM은 이날 차세대 서버용 CPU ‘POWER 10’을 공개했다. ‘POWER 10’은 IBM의 앞선 설계기술과 삼성전자의 최첨단 EUV 기반 7나노 공정 기술이 결합한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최첨단 7나노 공정을 적용해 기존 제품 대비 동일 전력에서 성능을 최대 3배까지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 IBM 제품군 중 EUV 기반 7나노 공정이 처음 적용됐다. IBM은 내년 하반기 이 CPU를 적용한 서버를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IBM은 지난 2015년 업계 최초로 7나노 테스트칩 구현을 발표하는 등 10년 이상 공정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다. 양사의 협력은 반도체 생산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 IBM의 차세대 서버용 CPU 위탁생산 물량을 확보한 데는 이재용 부회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30년까지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에 오른다는 삼성전자 ‘반도체 비전 2030’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이 결정적 역할…IBM 클라우드 전략제품 생산맡아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그간 IBM과 유지해온 긴밀한 관계가 이번 물량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IBM은 10년 넘게 반도체 공정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비롯해 생산 분야 협력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IBM이 이날 발표한 ‘POWER 10’에는 IBM의 기존 및 신규 특허 수백여개가 적용됐다. IBM 제품군 중 극자외선(EUV) 기반 7나노 공정이 적용된 것도 이 제품이 처음이다. IBM 서버용 CPU의 진화를 상징하는 제품인 셈이다. 무엇보다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IBM 입장에서 ‘POWER 10’은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제품이다. IBM이 이처럼 전략적으로 중요한 제품의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긴다는 것은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이 입증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POWER 10’의 양산을 이 부회장이 지난해 4월 선포한 ‘반도체 비전 2030’의 가시적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한 첫 단추인 EUV 기반 초미세 공정 기술에서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한 7나노 제품을 출하했으며 올해 2·4분기에는 5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했다. 성능과 전력 효율이 개선된 5나노·4나노 2세대 기술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다. 전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7나노 이하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두 곳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또 모바일, 고성능컴퓨팅(HPC), AI, 전장 등 다양한 분야로 초미세 공정 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달에는 업계 최초로 7나노 기반 시스템반도체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X-큐브)’을 적용한 테스트 칩 생산에 성공하기도 했다.
5나노 공정 양산 등 잇단 성과에…2분기 파운드리 매출 역대 최대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애정을 쏟고 있다. 올 2월에는 화성사업장을 찾아 올해 본격 가동을 시작한 EUV 전용 반도체 생산라인을 직접 살펴보고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지난해 우리는 이 자리에 시스템반도체 세계 1등의 비전을 심었고 이번에 긴 여정의 첫 단추를 끼웠다”며 “이곳에서 만드는 작은 반도체에 인류사회 공헌이라는 꿈이 담길 수 있도록 도전을 멈추지 말자”고 당부했다. 6월에는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개발 로드맵과 공정기술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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