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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트 공개매수 성공한 3자 주주연합, 경영권 분쟁 2라운드?

최고가보다 비싼 금액에 120만주 확보

워런트 전환 시 조원태 우호지분과 6%p 벌려

내년 주총 목표…대한항공 깜짝 실적에 투자 목적도





한진칼(180640) 경영권 분쟁을 지속했던 3자 연합이 신주인수권증서(워런트) 공개매수에 성공하며 내년 주주총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자 연합이 워런트를 주식으로 모두 확보한다면 한진칼 지분율이 50%에 가까워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호지분보다 앞서게 된다. 3자 연합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참패한 만큼 우호 지분을 확보해 내년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확보 등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자 주주연합은 최근 한진칼 워런트 120만주를 확보했다. 3자 연합은 지난달 23일부터 전날까지 한진칼 워런트를 공개매수했으며, 투자자들이 284만주를 매도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3자 연합이 확보한 120만주의 워런트는 미행사 워런트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현재 3자 연합이 가진 지분율은 45.23%다. 워런트 1주당 발행회사 주식 1주를 사들일 수 있는 것을 감안해 워런트를 주식으로 모두 전환할 경우 3자 연합이 보유한 지분은 46.71%까지 늘어난다. 조 회장의 우호지분(43.83%)를 앞서게 되는 셈이다. BW를 가진 투자자들이 워런트를 행사할 경우 조 회장의 우호지분은 3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의 지분율은 6%포인트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3자 연합은 공개매수 가격을 비싸게 내걸며 공격적인 워런트 확보에 나서는 등 지분율을 확대하고 있다. KCGI가 내세운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2만5,000원으로 워런트가 거래되기 시작한 지난달 16일 이후 최고가(2만3,500원)보다도 비싼 금액이었다. 3자 연합이 공격적인 지분율 확대에 나서는 것은 BW 발행으로 지분율이 희석될 것을 우려, 선제적인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3자 연합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측에게 완패하며 임시 주총을 개최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3자 연합이 우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임시주총을 개최하더라도 실익이 없는 상황. 이 때문에 3자 연합은 내년 주총을 염두에 두고 추가적인 세력 확대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건설의 의결권 제한이 걸렸던 지분도 최근 효력이 해제됐다.

자회사인 대한항공(003490)의 실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점도 3자 연합이 지분을 늘리는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이 실적 개선에 성공한 만큼 한진칼의 주가도 상승 여력이 있어 투자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한진칼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은 곧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것과 같다. 대한항공은 지난 2·4분기 화물사업 호조 등의 영향으로 1,4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6,9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화물 운임 상승 등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예상되며 한진칼의 주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3자 연합이 임시 주총을 개최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으나, 현재 상황으로서는 실익이 없어 내년 주총을 목표로 지분 확대에 나선 것”이라며 “내년 주총에서 또다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한진칼의 주가는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 회장은 지난달 16일과 지난 14일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4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조 회장은 이를 활용해 상속세를 납부하고, 진에어의 유상증자에도 일부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상속세 600억원을 5년간 분납할 계획이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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