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택동향 통계와 관련해 시민단체 등에서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감정원 전월세 시장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임대차 3법 시행으로 기존 세입자의 계약 연장이 이어지는데 계약 연장건이 통계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오히려 전세 시장 동향이 현실보다 더 크게 오른 것처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정부는 전세 시장 가격동향과 관련해 기존 계약 연장건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개선 방안을 고민 중이다. 현행 방식은 세입자가 신청하는 확정일자를 기초로 전세가격동향을 파악한다. 이로 인해 기존 계약에 대한 연장건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계약 연장으로 세입자가 추가로 부담하는 금액이 크지 않은 만큼 확정일자를 재신청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계약건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반면 신규 계약은 대부분 통계에 반영된다. 최근 신규 계약하는 전세는 가격이 크게 높아져 세입자들이 전세금 보호를 위해 확정일자를 적극 신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기존 연장계약은 과소 반영되고 신규 계약은 정상 반영돼 수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한국감정원은 이 같은 문제를 파악하고 전세계약 통계치에 가중치 부여 등 보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보정을 어느 수준까지 해야 할지도 불명확해 실무 차원에서 정확도를 높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에 맞춰 적정한 통계가 나올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보다 앞서 진보적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한국감정원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경실련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이 11% 올랐다고 발언했는데 근거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자체 조사하니 서울 집값은 34%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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