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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브리핑] 중견건설사 ‘비발디’ 한라, 300억원어치 기업어음 순발행

낮은 신용등급·차입부담에도 2년물 CP 발행 성공





단기금융시장을 찾아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금리도 하락세인데요, 이틀새 2bp(1bp=0.0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이달부터 RP 매도 잔액의 최대 10%를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해야 하는 규제안이 실시되면서 단기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전날에는 신용등급이 없는 동국시스템즈도 50억원어치 CP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갔지요.

전날엔 한라(014790)가 300억원 규모 기업어음(CP)을 순발행해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만기는 2년으로 사실상 회사채와 효용이 비슷합니다. 단기신용도는 ’A3’, 장기신용도는 ‘BBB’로 낮은 신용등급과 대부분 단기차입에 의존하는 점은 부담이지만 최근 정부의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가동 등으로 조달 환경이 긍정적인 덕분입니다.

한라는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27위를 기록한 중견 건설사입니다. 한라그룹 계열사로 한라지엘에스, 한라세라지오 등 종속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요. 정몽원 그룹 회장이 17.06%를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지난해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리스부채 881억원, 유통시설과 한국자산평가 지분 취득 약 275억원, 한라세라지오 골프장 투자에 따른 추가 출자 약 170억원 등 자금소요로 순차입금이 증가했습니다. 2019년 말 기준 회사의 순차입금은 3,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0억원 늘었네요.

영업익은 482억원이었지만 민자SOC 지분 평가손실 225억원, 한라CMS 지분 손상인식 98억원, 오산물류창고 수익권 매각에 따른 처분손실 65억원, 평택·오산물류창고의 손실보전금액 인식 133억원 등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자본규모도 2018년 말 3,217억원에서 지난해 3,072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삼성주차빌딩(1,110억원), 다산 진건 현대아울렛(1,619억원) 등 신규 프로젝트 수주를 늘리면서 매출 규모는 상승세입니다. 다만 차입금 만기가 대부분 단기에 몰려 있는 점은 부담입니다. 3월말 기준 회사의 총차입금은 4,169억원으로 이가운데 단기성차입금이 3,257억원으로 78.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금융기관 차입이고 사모 회사채 잔액도 약 630억원 수준입니다.

조건부채무인수 등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도 있습니다.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4,246억원의 PF에 대해 조건부채무인수와 자금보충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책임준공할 경우 면탈되는 조건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분양률이 미진한 곳들이 있어 추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3월말 기준 회사가 보유한 분양형사업 현장의 평균 분양률은 86.1%로 다소 저조한 수준입니다.

건설업황 부진으로 펀더멘털이 크게 떨어질 경우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유동성 위험도 일부 있습니다. 추후 등급이 하락할 경우 200~480억원 규모의 자금을 즉시 상환해야 하는 레이팅 트리거(Rating Trigger) 조건이 걸린 차입금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라의 신용등급은 ‘BBB’로 한 단계만 더 떨어져도 투자등급(AAA~BBB-)의 가장 최하단이 됩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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