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자신들의 교회를 강제철거하려는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 조합원들에게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문자메시지에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교회가 비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라며 대규모 집결을 암시하는 내용도 들어있어 코로나19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
19일 복수의 장위10구역 조합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조합원들에게 사랑제일교회 대표전화 발신으로 장문의 문자메시지가 전송됐다. 문자메시지는 1,100여자로 “사랑제일교회 강제집행 강행은 오히려 조합원들에게 큰 재산상 손해와 사업 지연을 초래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사랑제일교회 성도들은 죽음으로 교회를 지킬 것”이라는 말로 시작한다.
특히 문자메시지에는 언제든 신도들이 집결할 수 있다는 걸 암시하며 강제집행에 나설 경우 거세게 대응하겠다는 협박성 내용도 들어있다. 메시지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교회가 비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라며 “교회는 경비인력이 주변을 경계하고 전국 조직이 순번대로 외곽에서 대기하며 유사시 교회로 집결할 수 있도록 비상연락망을 강화하여 놓았다”고 했다.
아울러 “사랑제일교회의 4천여명 성도들과 사랑제일교회를 사랑하는 수십만의 전국 성도들이 ‘성지처럼 생각하는 교회를 빼앗기면 안 된다’, ‘순교할 각오로 지키자’라는 마음으로 대항을 한다면, 사람 몇이 죽어 나가면 조합은 박살 날 것”이라며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니 부디 실수하지 말라”고 협박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앞서 지난 5월 서울북부지법은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이 낸 명도소송에서 재개발조합의 손을 들어주며 사랑제일교회의 철거가 가능해졌다. 명도소송은 부동산 권리를 보유한 자가 점유자에게 점유 이전을 요구하는 소송이다. 사랑제일교회는 새로운 교회를 짓기 위한 건축비 등의 명목으로 563억원의 보상금을 요구했지만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는 요구 보상금에 한참 못 미치는 82억원으로 감정한 바 있다.
재개발조합은 두 차례 사랑제일교회의 철거를 진행하려 했으나 교인들의 강한 반발로 끝내 무산됐다.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하며 양측에서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심기문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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