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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로 벤처 키우려면? 규제부터 최소화해야”

전경련, ‘해외 지주사 CVC 사례 및 시사점’ 분석

“외국처럼 규제 최소화해 CVC 자율성 보장해야”

전 세계 벤처캐피털 투자건수 중 CVC 참여 비중 /CV인사이츠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통해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CVC 설립과 운용에 대한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각 기업이 규제 없이 자율적으로 CVC를 운영하면서 영향력을 늘리는 글로벌 트렌드에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9일 “우리나라는 엄격한 금산분리 규제로 SK(034730), LG(003550)와 같은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금지하고 있어 벤처투자에서 CVC의 역할이 커지는 글로벌 트렌드에 뒤처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전 세계 벤처캐피털 투자에서 CVC 참여(투자건수 기준)는 2014년 19%에서 지난해 25%로 상승하는 등 비중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새로 설립된 CVC는 259개로 2014년(96개)보다 170% 증가했다.

연도별 신생 CVC 개수 /CV인사이츠


기존에 우리나라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대기업 지주회사가 금융회사인 CVC를 보유할 수 없도록 했다. 정부는 최근 대기업 지주회사가 CVC를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지만 △일반 지주사가 지분을 100% 보유한 완전 자회사 형태로만 설립 가능 △펀드 조성 시 외부자금은 조성액의 40% 내에서만 조달 가능 등의 제약 조건을 달았다.

반면 해외에서는 각 기업이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CVC와 펀드를 운용할 수 있도록 설립방식과 펀드 조성에 규제를 두지 않았다. 독일 베르텔스만 그룹의 경우 손자회사 형태의 CVC를 운영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베르텔스만 유럽주식합자회사(지주회사)가 CVC인 베르텔스만 아시아 인베스트먼트를 손자회사로 보유하고 내부 자금으로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레전드캐피탈(CVC)은 레전드홀딩스가 지분을 100% 보유한 자회사지만 펀드에 외부자금을 도입했다. 레전드캐피탈이 운용하는 총 23개, 76억달러(약 9조원) 규모의 펀드(지난해 말 기준) 중 레전드홀딩스와 자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6.6%(20억달러)에 불과하다.

일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지주회사)의 미쓰비시UFJ캐피탈(CVC)은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다. 최소 12개사가 이 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회사가 운용하는 ‘도호쿠6차산업화지원펀드’에는 계열사인 미쓰비시UFJ은행 외에도 농림어업성장산업화지원기구, 도호쿠 지방 4개 은행 등 외부자금이 참여 중이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해외 사례를 보면 CVC와 펀드에 정형화된 구조는 없고 기업이 각자의 사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구조를 선택하고 있다”며 “최근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허용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CVC의 설립과 운용에 제한을 두기로 해 제도의 실효성을 반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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