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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계약 하거나 스팟영업...중견해운, 코로나속 선방

KSS해운, 초대형가스선 장기계약

안정적 운항으로 분기 최대매출

팬오션은 탄력적 단기운용에 집중

컨테이너·탱커선 비중 늘려 위기 타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국내 중견 해운사들이 호실적을 거두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은 진입 장벽이 높은 운송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하거나 선대를 탄력적으로 운용하며 코로나 파고를 넘고 있다. 세계 해운업계가 물동량 감소로 신음하며 일제히 감편에 나선 와중에 거둔 값진 성과로 평가된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KSS해운(044450)의 올해 2·4분기 실적은 매출액 524억원, 영업이익 120억원, 당기순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7% 11.3%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2배 늘었다. 반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의 실적이다. KSS해운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1,142억원, 영업이익 243억원, 순이익 100억원을 기록했다.

1969년 출범한 KSS해운은 가스·화학제품 운송에 주력하며 탄탄한 실적을 내고 있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액화석유가스(LPG) 운송사업은 진입 장벽이 높다. 초대형가스선(VLGC)의 경우 스팟 보다는 계약위주로 영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익성이 급작스럽게 악화하는 경우가 드물다. KSS해운측은 “올해 1·4분기 신규 운송계약에 투입된 기존 대형 가스운반선 3척의 용선료 상승과 더불어 전 선대의 안정적 운항으로 반기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면서 “금리 하락에 따라 금융비용이 줄어든 것도 순이익 증가에 한몫 했다”고 설명했다. KSS해운은 현재 주력 선대인 VLGC 운송 사업에 더해 사업다각화를 위해 지난 4월 2척의 MR탱커 장기용선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1척은 지난달 국내 정유사와의 5년 장기운송계약에 성공적으로 투입돼 하반기 실적에 본격반영될 예정이다. KSS해운 관계자는 “국내외 우량 용선주와의 장기계약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아 내년까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벌크선사인 팬오션(028670)은 올해 2·4분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27.3% 늘어난 6,834억원, 영업이익은 8.1% 증가한 64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증권업계의 전망치(500억원대)를 크게 웃돈 수준이다. 팬오션은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며 ‘비정기적 단기 운송계약(스팟영업)’에 집중했다. 스팟영업은 전용선 계약보다 시황이 운임에 빠르게 반영돼 운임이 낮을 땐 운용을 줄이고, 운임이 높을 땐 운용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팬오션은 스팟 영업을 통해 비주력 사업 부문인 컨테이너선과 탱커선 비중을 늘렸다. 탄력적으로 선대를 운용한 덕에 벌크선(곡물·석탄·철광석 등을 나르는 선박)의 운임(運賃)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가 연초 2016년 9월 이후 처음으로 400포인트 이하로 떨어진 위기 국면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대한해운(005880)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전략이 돋보인다. 안정적 매출과 이익이 보장되는 전용선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경쟁사인 팬오션과 달리 스팟 영업이 외형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4분기에도 대한상선의 발전자회사 장기운송계약(CVC) 2척이 인도되며 안정적인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고 각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라 해운 업황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가능성도 있지만, 여전히 얼어붙은 글로벌 투자 및 소비심리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하균 삼정KPMG 해운산업 담당 전무는 “해운경기가 지속해서 침체할 경우 해운기업의 수익창출 한계가 있으므로 비용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향후 악화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선박투자 시기나 용선주기를 조정할 수 있는 체제도 갖추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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