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국내 증시의 대기 자금 격인 투자자예탁금과 신용 융자 잔고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기대감과 우려감이 교차하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은 증시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이나 주식형 펀드 자금이 9거래일 연속 빠져나가고, 지수 하락을 방어하는 채권형 펀드에는 자금이 6거래일 연속 유입되는 등 설정금액이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주식투자에 대한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 투자를 위해 지난 18일 증권사에서 매수자금을 빌린 신용융자 잔고는 16조원을 넘어섰다. 최근래 신용 잔고는 14거래일 연속 증가해 신기록을 연일 경신했다. 지난 18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전체 신용융자 잔고는 각각 7,774억원과 8,259억원을 기록했다.
신용 잔고는 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이 패닉상황에 빠지자 투자심리 위축과 반대매매가 속출하면서 지난 3월말 6조원 규모까지 줄어들었다가 ‘동학개미’들의 투자열풍에 힘입어 5달 만에 약 2.8배가 불어났다.
주식시장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제외)은 18일 51조4,556억원을 기록, 사상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예탁금은 지난 코로나19 여파로 주식시장에 패닉장세가 나타났던 지난 3월 30조원대에서 약 1.6배 가량 증가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은 9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동학개미’들이 주식형 펀드를 환매하고 직접 투자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8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ETF펀드 제외)에서 670억원이 설정(입금)되고 991억원이 해지(출금)돼 321억원이 순유출됐다.
한편 주식형 펀드와 반대로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형 펀드는 자금이 유입되며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8일 국내 채권형 펀드(ETF펀드 제외)는 2,119억원이 설정되고, 1,513억원이 해지돼 606억원이 순유입됐다. 6거래일 연속 증가세다. 국내 채권형 펀드는 지난 6월말(약 102조원)을 저점으로 지난 18일 106조원을 기록해 약 두 달만에 6조원이 증가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저금리 기조와 함께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사태에도 연고점을 기록하는 등 단기간에 급등세를 보이자 지수 하락에 대비해 채권형 펀드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형 펀드는 여러 개의 채권에 분산 투자를 해 주식형 펀드 대비 변동성과 위험도가 낮다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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