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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말 안듣는 주택시장…규제에도 이곳 만큼은 열기 지속된다?

7월 아파트 증여, 통계작성 이래 최대

공급대책에도 서울 청약경쟁률 ↑

6~7월보다 거래량은 줄어들겠지만

서울 수요는 여전…가격하락에 한계

강남 초고가·재건축은 '보합' 관측도

반면 중저가는 실수요 유입 지속 전망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바라본 강남의 아파트 단지 모습./연합뉴스




한 전문가는 요즘 주택시장을 ‘청개구리’에 빗댄다. 정부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다. 정부가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팔라고 하자 다주택자는 ‘역대 최대 증여’로 화답했다. 30대에게 공포에서 벗어나도 됐다고 했지만 ‘패닉바잉(공황매수)’은 더 심해졌다. 공급 대책까지 발표했지만 서울에서는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나왔다. 6·17 대책과 7·10 대책 등 부동산 대책을 잇달아 내놨지만 7월 주택시장은 정부가 원하던 시장의 모습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주택시장은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우선 정부 대책 여파가 미치면서 진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그 중 하나다. 반면 일각에서는 8월에 잠시 주춤하다 가을 이사철인 9월 들어 상승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확실한 점은 시장이 정부의 집값 안정 시그널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팔라고 하는 데 증여하고, 사지 말라고 하는 데 사고>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는 1만4,153건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전 최대치인 2019년 7월(6,605건)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아파트 증여는 매월 2,000~4,000건 수준을 유지해왔고 올해 들어서도 많아야 6,000건대였다. 하지만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세율을 대폭 올리자 한 달 새 증여가 폭증한 것이다. 매물로 나와야 할 물건이 자녀 등에게 돌아간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 또한 3,362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별로 보면 노원구가 407건으로 가장 많았다. △송파(405건) △양천(336건) △강남(282건) △용산(229건) △마포(152건) △구로 (150건) 등의 순이었다. 경기도 4,919건을 기록해 전월(1,385건) 대비 세 배 이상 늘어났다.

30대의 ‘패닉바잉’도 이어졌다. 7월 30대가 올 들어 서울에서 아파트를 가장 많이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원의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 1만 6,002건 중 33.4%인 5,345건을 30대가 매입했다. 이어 40대가 4,612건(28.8%), 50대가 2,856건(17.9%), 60대가 1,635건(10.2%)을 사들였다. 지난달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관련 통계가 나온 지난해 1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 2월(33%)이었다.



<공급 대책 나왔는 데 서울 역대 최고 경쟁률>

‘8.4 공급대책’이 발표되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시행됐지만 서울 청약 열기는 여전하다. 서울 은평구 수색동에서 선보인 아파트에서 서울 1순위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이 나왔다. 지난 18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은평구 수색동 ‘DMC SK뷰아이파크포레’의 경우 110가구 공급에 무려 3만7,430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이 340.3대 1을 기록했다. 30여 년간 서울에서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300대1을 넘긴 사례는 2016년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306.6대1)’ 정도에 불과하다.



앞서 지난 10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대치동 ‘대치푸르지오써밋’도 106가구 모집에 1만 7,820명이 몰려 168.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11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광진구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도 평균 66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청약경쟁률은 앞으로의 시장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동행 지표 중 하나다. 서울 지역의 청약경쟁률이 수백 대 일을 기록한다는 것은 그만큼 서울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다는 의미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청약경쟁률을 보면 서울 아파트에 대한 ‘패닉바잉’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요자들의 마음이 아직 급하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가격이 빠지는 데 한계가 있다. 올해 하반기에 서울 집값 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는 어려워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 서초구 일대 아파트의 모습.




<8월은 일단 거래 잠잠할 듯>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월(1만 5,594건)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현재 1만 건을 넘어선 상태다. 신고기한이 이번 달 말까지인 만큼 6월 거래량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신고기한이 많이 남기는 했지만 8월 거래량은 현재 1,000건 안팎으로 전 달에 비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8월 전체 거래건수는 7월 거래량의 절반도 안되는는 3,000~4,000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오는 9월의 부동산 시장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세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매매가 역시 계속 불안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거래량이 폭증했던 6, 7월에 비해 8월의 거래량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매도자가 우위에 있는 시장인 만큼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사철은 다가오는데 전월세 시장에는 매물이 없다. 임차인들 입장에서는 ‘월세를 살 것이냐, 집을 매수할 것이냐’의 두 가지 선택지가 남는데, ‘월세를 사느니 차라리 집을 사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강남 지역의 초고가 아파트와 재건축 시장은 조만간 잠잠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은 오히려 보합세로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중저가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꾸준한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 관측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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