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상장 시기를 저울질하던 기업들이 코로나19를 무기로 증시입성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기술을 개발, 공모 규모를 당초 목표보다 높여 잡을 정도다. 다만 기술 개발이 매출 등 실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압타머사이언스와 노브메타파마가 다음 달 수요예측과 공모 청약에 착수한다. 두 곳 모두 지난 3월 공모를 추진했지만 코로나19 탓에 공모시장이 얼어붙자 철회했다.
하지만 5개월여 만에 이들 두 기업은 공모규모를 되레 30억~50억원 늘려 재도전에 나섰다. 공모가 밴드를 상향하거나 공모주식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늘렸는데, 이번엔 코로나19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실제 두 기업 모두 코로나19 관련 기술 개발을 투자자들에 강조하고 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진단제품과 관련 특허권을, 노브메타파마는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을 증권신고서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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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개발한 코로나19 기술이 대규모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지난 3월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2021년과 2022년 추정 매출을 각각 105억원과 399억원으로 제시했는데 이번 공모에서는 97억원과 357억원으로 오히려 낮췄다. 노브메타파마는 예상 매출을 상향 조정했지만 코로나19를 포함한 바이러스 치료제의 예상 실적은 반영하지 않았다. 진단키트 개발로 실적이 좋아졌던 기업들도 성장 추세를 장담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진단키트로 상반기에만 매출 217억원을 거둔 미코바이오메드는 수요예측 일정을 연기했다.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투자위험요소를 신고서에 추가 명시하면서다. 회사 측은 “매출의 급격한 성장은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일 수 있으며 지속적 성장은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고 추가했다.
프리시젼바이오·네오이뮨텍·클리노믹스·오상헬스케어 등도 코로나19 관련 회사로 분류돼 연내 상장추진은 가능하다. 다만 이들 기업 역시 일부는 기술이 초기 단계거나 실적 개선이 꺾일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IB 관계자는 “일부 회사의 경우 (실적을 내지 못해) 애물단지로 평가됐던 업체”라며 “코로나19 이슈뿐 아니라 이후를 고려한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를 분석,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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