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제조업 생산능력이 둔화해 고용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를 분석한 결과 2017년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다고 24일 밝혔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설비, 인력, 노동시간 등 조업 환경이 정상적인 상태라고 가정했을 때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실적을 말한다. 한경연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2017년 103.1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에는 103.0으로, 지난해에는 102.9로 낮아졌다.
5년 단위 연평균 증가율을 비교하면 2016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0.7%였다. 1991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증가율(4.7%)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직전 5년인 2011~2015년 연평균 증가율은 2.2%였다.
문제는 일자리 창출 잠재력이 높은 고용친화형 업종의 생산능력이 정체되거나 하락해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2018년 생산액 기준 상위 10대 제조업 중 지난해 생산능력지수가 2015년보다 1% 이상 향상된 업종은 전자부품(20.1%), 화학(8.0%) 등 5개였다. 고무·플라스틱, 금속·가공 업종의 생산능력은 1% 이상 감소했다. 기타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및 트레일러 등은 2015년 수준을 유지했다.
이들 업종 중 생산능력이 정체하거나 하락한 업종의 고용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생산능력이 상승한 업종의 국내 고용 비중은 39.7%였으나 정체한 업종은 35.2%, 하락한 업종은 25.1%로 총 60.3%였다. 기타 기계 및 장비, 금속가공제품, 자동차 및 트레일러, 고무 및 플라스틱 등 고용 인원 비중이 높은 업종의 생산능력이 정체되거나 하락하고 있어서다.
일자리 해외 유출 역시 고용 환경을 악화하는 요인이다. 한경연이 한국수출입은행의 현지법인 업종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대 제조업 중 생산능력지수 감소 폭이 8.5%로 가장 컸던 금속가공제품 업종의 2018년 해외 종업원 수는 2015년에 비해 47.5%(1만4,898명) 증가했다. 반면 국내 고용 인원은 같은 기간 3.9%(1만4,957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이 재편돼 각국이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기업관련 규제 개선, 투자 인센티브 등을 통해 제조업 경영환경의 비교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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