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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어펄마캐피털, 분사 1년만에 '우뚝'...EMC 등 메가딜 성사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털이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분사 1년 만에 두 건의 투자회수(엑시트)에 성공하며 시장에 빠른 속도로 안착했다. 영세 업체를 인수해 산업을 재편시킨 어펄마캐피탈의 포트폴리오 관리 능력은 시장에서도 선례가 됐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몇 안되는 대형 거래인 EMC홀딩스 매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매각자 어펄마캐피탈은 지난 19일 SK(034730)건설을 EMC홀딩스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이달 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최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SC은행 분사 이후 어펄마캐피털이 진행하는 최대 규모 거래다. 어펄마캐피탈은 지난해 8월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내 사모투자(PE)부문 대표들이 경영자인수(MBO) 방식으로 설립한 독립계 운용사다. 글로벌 기관 투자자 및 국부펀드들로부터 출자를 받아 올 초 기준 35억달러(약 4조2,6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국내 오피스는 김태엽 어펄마캐피탈 한국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번 EMC 거래에서 무엇보다 돋보였던 점은 어펄마캐피탈의 투자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어펄마캐피탈은 5년 전 수처리 사업을 하는 코오롱워터앤에너지를 시작으로 수도권을 비롯해 영남, 호남 등 지방의 영세 업체를 사들여 종합 환경 플랫폼으로 수직 계열화하는 데 성공했다. 환경·폐기물 업체로는 국내 1위 규모다.



과거 국내 폐기물 시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고 지역 내 전문 영세 기업이 전담했던 협소한 산업이었다. 정부 규제가 강한데다 지역 내 반발이 심해 대기업은 쉽사리 뛰어들기 어려운 영역이었다.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대형 업체가 나오자 산업은 빠르게 재편됐다.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선진국 수준의 환경 규제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 시장의 트렌드가 환경, 기후변화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도 대형 업체 중심의 성장이 기대된다. 어펄마캐피털을 비롯한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이같은 변화를 이끈 촉매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피 대상이었던 업체들은 이제 말 그대로 ‘없어서 못사는’ 매물로 거듭났다. 대형화에 성공하자 IS동서와 부방 등 중견업체가 참여하던 M&A 시장에 SK그룹과 같은 그룹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어펄마캐피털은 EMC 매각을 포함해 연초 계획했던 숙제를 하나씩 풀어 가고 있다. 1호 블라인드펀드의 마지막 포트폴리오였던 대림자동차공업 매각도 지난달 완료했다. 투자 원금 대비 두 배 수준의 높은 투자수익률배수(MOIC)를 달성했다. 현재는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의 5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분사한 지 1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조윤희·김상훈 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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