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인상 지나치다” 문제제기 한 임차인 폭행한 건물주 실형

재판부 “범행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 보이지 않는다”

서울북부지법./연합뉴스

월세를 올려달라는 요구에 임차인이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임차인의 영업을 방해하고 거짓 고소까지 한 80대 건물주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7단독 신순영 판사는 무고·폭행·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모(85)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서울 강북구에 건물을 가지고 있는 조씨는 자신의 건물 1층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49)씨가 월세를 올리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7년 말부터 최근까지 점포를 찾아 욕설을 퍼붓는 등 행패를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기존 월세 70만원을 내던 A씨에게 2년 만에 100만원을 내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상가임대차보호법을 근거로 월세 인상률이 과도하다고 조씨에게 문제제기를 한 이후부터 조씨의 괴롭힘은 시작됐다.



조씨는 A씨의 식당을 찾아 소란을 피우고 “수도 밸브를 설치했는지 확인하겠다”며 주방에 들어가려다 A씨가 가로막자 A씨의 멱살을 잡고 얼굴과 상체 등을 수차례 폭행했다.

이후 조씨는 오히려 A씨가 자신을 밀치는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조씨에 대해 무고 혐의가 추가됐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동기 등에 비춰볼 때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해자는 이 사건 범죄로 인해 상당한 수준의 정신적 고통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는 데 급급할 뿐 전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무고 행위로 피해자가 처벌받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점과 피고인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형을 정했다.

조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즉각 항소했다.
/심기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