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032640)가 2,000억원어치 기업어음(CP)을 차환 발행했습니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5G 등 설비투자(카펙스) 부담으로 차입금이 급격하게 불어나면서 재무지표가 악화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의 순차입금은 2·4분기 기준 약 4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2% 늘었습니다. 상반기 1조2,000억원을 훌쩍 넘는 설비투자를 이어가면서 설비투자 규모를 확대한 영향이 큽니다.
LG헬로비전(037560) 인수를 위해 늘린 외부 차입도 아직 부담입니다. 약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부분 외부에서 조달하면서 순차입금비율이 치솟았습니다.
경쟁사들도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지만 재무지표가 크게 악화되진 않았습니다. SK텔레콤(017670)은 티브로드를 인수했지만 합병 주체인 SK브로드밴드와의 지분 교환 방식으로 합병이 이뤄져 현금 유출은 없었지요. KT(030200) 역시 현대HCN 인수를 추진중이지만 3,000억원대 보유 현금으로 이를 충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LG유플러스의 재무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콘텐츠 투자 부담도 있습니다. LG헬로비전 인수 당시 5년간 콘텐츠 제작에 3조7,900억원을 투자한다는 조건을 내걸면서 연간 약 5,300억원의 자금 소요가 예상됩니다.
대부분 차입 구조가 장기성이라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회사가 보유한 장기성차입금은 5,000억원이 훌쩍 넘지만 1년 내 갚아야하는 단기성차입금은 550억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AA’의 우량한 신용등급 덕분입니다. 단기간 차입 규모가 커졌지만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토대로 점진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이달 PG사업부 매각을 마무리하면서 3,650억원의 현금도 유입됐지요. 자산이 늘면서 3·4분기 재무지표가 다소 완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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