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오프라인 매장이 동네 장터 같은 친근함과 좁은 골목 어귀마다 찾을 수 있는 소소한 재미를 더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편리함을 위해 대형화 되던 기존 매장을 나누고 쪼개면서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하나라도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굳이 차를 타고 멀리 교외로 가지 않더라도 온 가족이 이른바 ‘마실’ 삼아 나간 동네 인근 마트에서 특별한 재미를 찾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대형마트의 새로운 생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홈플러스가 ‘지역밀착형 패밀리 커뮤니티 몰’ 코너스(CORNERS)’ 공식 1호점을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점에 처음 선보였다고 밝혔다.
코너스의 가장 큰 차별화는 지역 특색을 강조한 ‘골목 감성’이다. 코너스라는 이름에는 ‘집 앞 골목(코너)을 돌면 만나는, 소소하고 특별한 일상’이라는 의미처럼 지역 주민들이 마치 동네 장터에 온 것과 같은 친근함과 함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앞서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지난해 7월 사업전략 기자간담회 당시 “전국 최대 규모인 7,000여개 몰(Mall) 매장을 활용해 주말에만 시간을 내야 갈 수 있는 대형 복합쇼핑몰의 경험을 각 지역 시민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게 할 것”이라며 코너스에 대한 구상을 밝혀왔다.
실제로 코너스 1호점에는 5,800평에 달하는 면적에 쇼핑공간과 극장, 피트니스, 볼링장, 어린이 놀이시설, 서점 등이 들어선다. 여기에 20~30대에 인기 있는 올리브영, 에잇세컨즈, 아디다스 스타디움 등 제조·유통 일괄형(SPA) 패션 브랜드를 신규 입점시켰다. 특히 인근에 있는 야구장 방문 고객을 위해 부산 깡통시장 유명 떡볶이인 ‘이가네 떡볶이’, 전국 3대 족발 브랜드로 알려진 ‘편장군 족발’, 샌드위치 전문브랜드 ‘서브웨이’ 등이 코너스 1호점에서 새로 선보였다.
넓은 매장 내에서 장시간 쇼핑 후 여유롭게 쉴 수 있는 카페 콘텐츠도 강화했다. 대형마트 최초로 카페 콘셉트의 매장이 들어선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프리미엄 커피와 시나몬 롤이 유명한 글로벌 브랜드 ‘시나본’ 등을 입점시켰다. 또 놀이와 운동이 할 수 있는 키즈카페 ‘챔피언 더 블랙벨트’와 복합문화서점 ‘아크앤북’도 코너스 1호점에서 만날 수 있다. 아크앤북은 부산에서 처음 문을 열게 됐다.
매주 셋째 주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세토놀’(셋째 주 토요일은 코너스에서 놀자) 행사에선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공연과 플리마켓 등도 열린다.
그 동안 홈플러스는 창립 초기부터 상당히 넓은 면적에 패션, 문화센터, 키즈카페, 서점, 약국, 세탁소 등의 임대매장을 입점 시킨 근린쇼핑몰 형태로 운영하고 있었다. 이러한 공간을 지역 특색에 맞는 체험과 쇼핑을 함께 할 수 있는 복합쇼핑몰로 변화 시킨 것이다. 특히 온라인 쇼핑 확대 등 유통환경 변화와 함께 최근 도심과 교외에 아웃렛 등 각종 복합쇼핑몰이 늘면서 이 공간의 변신이 불가피해졌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실제 부산 지역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쇼핑몰은 대부분 외곽에 있었다”면서 “코너스가 지역주민이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쇼핑몰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임대계약 기간과 상가임대차보호법을 고려해 내년까지 코너스 매장을 2~3개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에 입점한 롯데하이마트도 소형 숍인숍 매장을 체험형 매장으로 바꾸는 등 파격적인 시도에 나선다.
이날 롯데하이마트는 숍인숍 매장 가운데 200평 미만 매장을 소형 매장으로 분류하고 이를 선별해 TV·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가전을 제외한 중·소형 가전제품 체험형 매장으로 꾸밀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프리미엄 음향 기기 체험존, 게이밍존, 1인 미디어존 등 체험형 공간을 확대했다. 여기에 인기 브랜드 전기레인지와 식기세척기로 구성한 주방가전 쇼룸도 선보여 실제 주방에 있는 것 같은 효과를 준다. 안마의자 등 건강가전부터 소형 마사지기, 헤어드라이어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오는 28일 시흥배곧롯데마트점, 화정롯데마트점을 시작으로 올해 소형 숍인숍 매장 10여 곳을 체험형 매장으로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문총 롯데하이마트 점포개발부문장은 “롯데하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의 핵심은 체험”이라며 “대형 매장에서는 물론 중·소형 매장에서도 다양한 제품을 직접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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