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재확산으로 촉발된 증시 변동성 확대로 코스닥 하루 거래대금이 사상 처음 17조원을 돌파하는 등 투자 주체들 간의 치열한 매매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나흘 만에 1,344억원을 사들였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17조908억원을 기록해 지난 18일 15조9,000억원을 1조2,000억원이나 뛰어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도 1,926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20일 코스피가 3.66% 급락하며 1조738억원을 사들인 후 첫 매수세다. 이날 양 시장 모두 오전 중 1% 넘게 하락했다가 상승 전환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사자와 팔자가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는 해석이다. 이로써 8월 현재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4조185억원을, 코스닥 시장에서는 1조5,069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이 최근 4거래일간 6.34%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며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는 것과 달리 코스피 지수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인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코스피가 7%가량 빠지며 개인들이 대거 저점 매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지만 가파른 신용융자 증가세와 변동성 확대에 개인의 증시 주도력이 떨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수급 불균형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개인은 코스피가 1,400선대로 급락한 3월에만 11조1,862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4~6월 3조원 후반대를 유지하다 7월 코스피가 박스권인 2,200선을 벗어나면서 2조원 초반대로 급격히 떨어졌지만 이달 매수세를 4조원대까지 회복했다.
일단 개인들의 자금 투입력은 여전히 풍부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고객예탁금은 전일(25일) 기준 51조7,377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규제 등도 증시로의 자금 유입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다만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인 신용융자잔액은 단기적으로 개인투자자의 증시 진입을 늦추는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신용잔액은 15조6,394억원으로 고점 대비 소폭 줄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일정 비율 내에서만 신용 대출이 가능해 한도가 무한정 늘어날 수는 없다”며 “신용융자는 주가 급락 시 개인들의 반대매매를 불러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의 수급적 공백을 채울 수 있는 주체가 없다는 점이다. 올해 개인은 연초부터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50조원 가까이 사들이며 증시 상승을 견인했는데 이는 기관과 외국인을 모두 포함해도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최 연구원은 “유동성 공백이 메워지려면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이 필수적이지만 아직 패시브 자금 유입이 제한적”이라며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 등은 단기적인 외국인의 매수 전환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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