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장관의 발언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30대 영끌에 대해 안타깝다’라는 발언에 이에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0억원을 넘어섰다는 기사에 대해 “몇 개 아파트를 모아서 10억원이 넘는 것을 가지고 서울 전체인 것처럼 해서 기사를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정부가 원하지 않는 통계 수치를 무시하고 있어서다. 본인이 원하는 통계만 본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얼마 전 부동산114는 ‘서울 아파트값 10억원 돌파’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서울 전체 아파트 약 170만 가구를 전수조사해 발표한 통계를 기반으로 작성했다. 지난달 말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 509만원으로 사상 처음 10억원을 돌파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대다수 언론들이 주요 뉴스로 다뤘다. 김 장관은 이 뉴스를 봤다는 여당 의원 질의에 “몇개 아파트를 모아서 10억원이 넘는 것을 가지고 서울 전체인 것처럼 해서 기사를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 기법 등은 다르지만 부동산114가 조사하는 단지를 대상으로 통계를 낸 것인데 이를 무시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KB국민은행 역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0억원에 근접했다는 통계 자료를 냈다. 이달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 8,503만원으로 10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 역시 사상 최고 가격이다. 평균 아파트값은 1년 전과 비교하면 1억 5,330만원(18.4%) 올랐고, 2년 전보다는 2억 3,525만원(31.4%) 상승했다. 한마디로 부동산114는 물론 KB 통계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평균 10억 원 시대라고 밝힌 것이다.
한 전문가는 정부 당국자들이 본인이 원하는 통계만 본다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감정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가격이 떨어진 통계만 올바른 통계고, 오른 통계는 잘못된 통계냐”고 비판했다.
한편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부동산 시장이 곧 안정된다고 밝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숫자로 현실을 왜곡하지 말라”고 일침했다. 김현아 비대위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현미 장관을 비롯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상조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이 한목소리로 부동산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발언한 내용의 언론 기사를 링크하고서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은 “부동산 정책 책임자들은 가격이 안정됐다는데 8월 거래물량 중 신고가 갱신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는 기사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현미 장관 취임 연설 중에 이런 말이 나온다. ‘숫자로 현실을 왜곡하지 맙시다’. 숫자는 현실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일 뿐, 현장과 괴리된 통계는 정부에 대한 불신만 키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위험천만한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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