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한 지 올해로 10년이 되는 경기 광명시 하안동의 대단지 ‘이편한세상센트레빌’ 전용 123㎡이 이달 들어 10억원에 전세 거래됐다. 정비사업 이주수요까지 겹쳐서다. 해당 평형은 불과 한 달 전인 7월 초만 해도 6억1,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한 달 만에 전세가가 4억 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과천 중앙동의 신축 단지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109.9㎡도 지난달 말 12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한 달 전만 해도 해당 평형의 전세 실거래가는 9~10억원 수준이었다. 과천 역시 한 달 새 전세가가 1~2억 원 껑충 뛴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가 61주째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그 여파가 서울과 인접한 경기에까지 미치는 모양새다. 임대차3법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그나마 나와 있는 전세 매물의 가격마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경기로 밀려난 전세 수요가 이들 지역의 전세가 마저 끌어올린 것이다.
27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8월4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 통계를 보면, 서울을 비롯한 경기·인천 등 수도권 전세가는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의 경우 지난주 0.23%에 이어 이번 주에도 0.22%의 전세가 변동률을 보이며 높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광명의 경우 정비사업 이주수요의 영향으로 하안동과 일직동을 위주로 지난 주보다 0.03%포인트 높은 0.49%의 변동률을 보였다. 용인 기흥구(0.50%)의 상승률도 두드러졌다. 기흥구 부정동의 ‘죽현마을아이파크1차’ 전용 85㎡는 전세가가 이달 들어 5억원대를 돌파했다. 신규 입주를 마친 과천도 0.45%의 전세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 지역의 이 같은 전세가 흐름은 서울의 전세 상승세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임대차3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고 가격이 치솟자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일부 실수요자들이 경기로 눈길을 돌렸다는 것이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0.11% 올랐다. 지난주 변동률인 0.12%보다 0.01%포인트 축소됐지만, 61주째 상승세다.
경기 아파트 매매시장도 여전한 상승세다. 연이은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약보합세로 접어든 것과 달리, 경기는 이번 주에도 전 주와 동일한 상승폭인 0.12%을 기록했다. 용인 기흥(0.43%)·수지구(0.30%)는 역세권과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매물 품귀 현상을 보였고, 광명도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지역을 위주로 0.28% , 남양주도 0.21% 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는 신축 뿐 아니라 구축에서도 포착된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1998년 입주한 남양주의 ‘덕소주공3차’는 전용 60㎡이 이달 4억원에 매매 거래됐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2억 9,000만원이던 가격이 단기간에 1억 원 뛴 셈이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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