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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지속땐 자산거품 더 커져..고민깊은 한은

[美, 장기 저금리시대 돌입]

美보다 더 낮추면 자본유출 우려

연준따라 물가목표제 손댈 수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평균물가목표제를 공식화하면서 장기간 저금리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자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보다 금리를 더 낮출 경우 자본유출 문제가 발생하고, 반대로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산시장으로 유동성이 더욱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한은은 미국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 채택이 국내 경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연준 정책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경로가 여러 가지 있기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이나 경제상황에 어떻게 영향을 줄 것인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0.00~0.25%인 금리를 당분간 유지한다면 한은도 현재 기준금리인 0.5%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가까운 만큼 더 낮추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자본유출 우려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려면 국내 경제상황이 급격히 좋아지면서 V자 반등에 성공해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한은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2%에서 -1.3%로 대폭 낮춘 상태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면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쏠리며 거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저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률 추구 행태가 강해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그렇게 되면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금리로 인한 자산가격 상승 문제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자로 생활을 해야 하는 은퇴자들은 부동산으로 더욱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도 연준을 따라 지난 1998년부터 시행 중인 물가안정목표제에 손을 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는 2%지만 최근 물가는 0%대로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현재 물가안정목표제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초점을 맞춘 운용방식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상황과 맞지 않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 총재는 이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연준의 내용을 보면 저희가 앞으로 어떻게 통화정책을 운용할지, 또 물가안정목표제를 어떻게 운용할지 하는 것에 대해 많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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