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경제활동을 책임지는 생산연령인구(15~64세)와 미래세대인 유소년인구(0~14세)는 지속적으로 쪼그라들면서 급격한 노동투입 감소에 따른 잠재성장률 추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등록센서스 방식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고령인구는 775만명으로 전체 인구 5,178만명 대비 15.5%를 기록했다. 고령인구 비율이 15%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 고령인구 비율이 14.2%를 기록하며 고령사회(고령인구 14% 이상)에 진입했다. 이후 초고령사회(20% 이상) 진입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고령인구 비율 상승폭이 2017년과 2018년에는 전년 대비 0.6%포인트씩이었는데 지난해는 0.7%포인트로 커졌다. 2000년만 해도 고령인구 비율은 7.3%였는데, 20년도 되지 않아 2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이다.
이에 반해 유소년인구는 648만명(13.0%)에서 631만명(12.6%)으로,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3,610만명(72.2%)에서 3,594만명(71.9%)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고령인구 숫자를 의미하는 노년부양비는 2018년 10.2에서 지난해 21.5로 치솟았다. 생산연령인구 5명이 고령인구 1명을 부양하는 꼴이다. 유소년인구 100명당 고령인구 수를 의미하는 노령화지수는 2018년 114.1에서 지난해 122.7로 무려 8.6포인트 껑충 뛰었다.
이 같은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는 경제에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2.5~2.6%로 추정하면서 “2010년 이후 잠재성장률 하락은 노동·자본 등 생산요소 투입 증가세가 둔화했기 때문”이라며 “노동 투입 기여도 감소는 주로 15세 이상 인구 증가세 둔화에 기인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최근 ‘2020 한국 경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1.2%(2020~2060년)로 예측하면서 그 핵심 원인으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 공급 감소를 꼽았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고, 당장은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독려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체 인구의 절반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인구는 총 2,589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50%를 차지했는데, 이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세종=한재영·하정연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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