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가 우량한 신용등급에 힘입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원에 가까운 뭉칫돈을 받아 흥행했다. 장기물 위주 발행에도 불구하고 기관들의 러브콜이 쏟아지면서 발행금리도 큰 폭으로 절감할 전망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는 이날 3,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9,800억원어치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만기별로 살펴보면 1,900억원 모집한 5년물에 5,900억원, 300억원어치 발행하는 7년물에 7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특히 장기물인 10년물(800억원)에 3,200억원 규모 뭉칫돈이 쏠리면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3년물 발행이 없어서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지원은 받지 못했다.
기관들의 러브콜이 쏟아지면서 발행금리도 7년물을 제외하고 민평금리 대비 -6~-7bp 낮은 수준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7년물의 경우 국고대비 스프레드가 낮아 사자 수요가 적었다”며 “원래 장기물로 보기도 애매하고 단기물로 볼수도 없어서 투자 수요가 적은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회사채 시장이 우량등급(AA)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더불어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최대 30bp(1bp=0.01%포인트) 높인 것이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흔들리지 않는 우량한 신용등급도 믿음직하다. 계열사의 사업기반과 재무건전성이 전반적으로 우수한 가운데 지주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과 신인도 등으로 재무적 융통성이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SK그룹은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투자자금 소요를 큰 폭으로 줄이는 등 재무개선에 고삐를 조이는 중이다. 단기사채를 순상환하고 장기물 비중을 늘리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 8조원에 달하던 회사의 순차입금은 2·4분기 7조1,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으로는 3·4분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상환할 예정이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