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은 지난 24~28일과 마찬가지로 다음 주에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추이가 증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평균 물가상승률 목표제(AIT)를 도입한 점, 우리나라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등은 증시 상승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다음 주 코스피가 2,300~2,410포인트에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예상치로 2,300~2,430포인트를 제시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 주 국내 증시는 제한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 연준 위원들의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는 유동성 장세가 더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며 “다만 개별 이슈인 국내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경계 심리가 지속되며 상승세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는 국내 증시 상승을 제약하는 핵심 요인으로 거론된다. 당장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23명 늘면서 4일째 300명을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8일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내수소비 충격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준의 ‘태세 변화’는 코로나19 이후 증시 상승을 뒷받침했던 ‘유동성 장세’를 지지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연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잭슨홀 콘퍼런스에서 AIT 명문화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평균 2%의 물가상승 달성을 추구하면서도 일정 기간 이후엔 2%가 넘는 물가상승률을 허용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이번 결정은 분명 유동성 환경에 긍정적”이라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애초부터 제거하면서 연준의 현재의 온건한 태도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연준의 정책 변경이 ‘수익률 곡선 관리(YCC)’ 제도 도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AIT 도입이 주가에 당장 새로운 기폭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기적으로 AIT 정책 도입이 일드 커브를 가파르게 만들 경우 YCC라는 추가 정책 도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연준의 정책 변경이 ‘고압 경제(High Pressure Economy)’를 지향하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7일 금융위원회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이듬해 3월15일까지로 연장한 것도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기한을 보름 이상 앞두고 조기에 연장 결정함으로써 9월 초 불거질 수 있었던 수급 불확실성을 선제적으로 해소한 점은 긍정적”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 회복을 주도한 것이 개인 수급인데, 공매도 금지 해제가 개인 수급에는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는 요소였던 만큼 잠재적인 불안 요인이 6개월 이연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매도 금지 연장이 외국인 수급 측면에선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