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전 의원이 29일 전당대회에서 이낙연 신임 대표에게 큰 표 차로 패해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지난 총선에서도 낙선한 데 이어 민주당의 당 대표 선거에서도 떨어지면서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면서 김 전 의원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6월 초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2년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당대표직 7개월 수행 후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겠다는 이 대표를 겨냥한 과감한 승부수였다. 레이스 초반 ‘이낙연 대세론’을 향한 견제심리가 결집하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측면 지원설,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연대설까지 거론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박 의원이 전격 출사표를 던지면서 전대가 3자 구도로 재편됐고, ‘승부수가 무리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
김 전 의원의 경선 최종 득표율은 21.37%였다. 이 대표는 60.77%, 박 의원은 17.85%였다.
특히 김 전 의원은 가중치가 높은 대의원 투표에서 29.29%로 박 의원(13.51%)을 앞질렀을 뿐 권리당원(김부겸 14.76%, 박주민 21.51%)과 국민여론조사(13.85%, 22.14%), 일반당원 여론조사(18.05%, 19.15%)에서는 모두 3위에 머물렀다.
김부겸 캠프의 한 관계자는 “애초 양자 대결시 30% 중반 이상만 득표하면 성공이고, 20% 대로 내려가서는 안 된다고 봤다”며 “하지만 박 의원이 친문 권리당원 표를 많이 가져가면서 예상보다 고전했다”고 분석했다.
전국적 수해 발생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경선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추격의 기회를 많이 가지지 못한 것 역시 김 전 의원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영남권역의 대의원 지지세를 확인한 것은 위안거리다. 김 전 의원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대선후보 경선 국면에 대비해 재기를 암중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의 한 의원은 “김부겸 전 의원이 당 대표 경선에 나와 끝까지 레이스를 마쳤지만 국회의원에 당선된 현역의원만도 176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김 전 의원의 당 대표 선출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며 “김 전 의원의 경우 당 대표 경선에 나오면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 확대를 꾀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런 정치적 소득 없이 막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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