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서 70인치 이상 초대형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크면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 트렌드가 생활가전을 넘어 프리미엄 TV 시장까지 휩쓰는 모습이다.
30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OLED TV의 지난 2·4분기 글로벌 출하량은 56만8,300대로 직전 분기의 62만5,100대보다 9.0% 줄었지만 초대형 제품의 출하량은 오히려 늘었다.
제품 크기별로 출하량을 보면 55인치 OLED TV가 속한 50~59인치 출하량은 2·4분기 33만1,900대를 기록하며 37만2,000대에서 10.7% 감소했고, 65인치 시장(60~69인치)도 동일한 기간 23만6,500대에서 20만3,500대로 출하량이 뒷걸음질쳤다. 반면 초대형 OLED TV는 이 기간 오히려 출하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주와 유럽 시장의 오프라인 유통망이 모두 폐쇄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77인치가 속한 70~79인치 시장은 2·4분기 2만2,000대를 출하하며 1·4분기의 1만6,500대보다 33.3%나 많이 팔렸다. 80인치 이상 OLED TV도 100대에서 200대로 출하량만 보면 두 배나 늘었다. 업계는 이를 두고 세계 주요국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예상하지 못한 소비절벽을 맞았지만, 그 와중에도 프리미엄 시장만큼은 성장을 계속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초고화질을 자랑하는 OLED TV는 사이즈가 커질수록 시청 시 몰입감이 뛰어나다는 점이 이 같은 소비자의 선택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출하량이 눈에 띄게 늘면서 초대형 OLED TV의 전체 비중도 높아졌다. 옴디아에 따르면 70~79인치 OLED TV가 전체 시장 매출액의 10.9%를 차지했다. 이는 2014년 77인치가 출시된 이래 6년 만에 처음으로 ‘10%의 벽’을 깨뜨린 것이다. 직전 분기의 매출액 비중은 8.2%였다. 이에 반해 주력제품으로 꼽혔던 50~59인치 TV는 47.5%에서 45.2%로, 60~69인치 TV는 44.1%에서 42.0%로 내려앉았다.
글로벌 OLED TV 시장을 선도하는 LG전자(066570)의 올레드 TV 매출도 비슷한 궤적을 그린다. 55·65인치 TV 출하량은 줄어들고 대신 77인치와 88인치 출하량은 증가했다. LG(003550)전자 관계자는 “기존에는 LCD TV 위주였던 초대형화 트렌드가 OLED TV 시장에까지 불이 붙었다”며 “초대형 TV에서도 올레드의 프리미엄 화질을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어 올레드 TV 대형화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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