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파일럿(시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외부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 파일럿 시스템은 디지털 화폐를 실제로 사용하기 전에 어떻게 작동·활용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가상의 지급결제환경으로 내년 중 추진 예정인 시범 시스템 구축을 위한 준비 단계에 착수한 셈이다.
한은은 지난달까지 CBDC 기반업무(설계·요건 정의, 구현기술 검토)를 마치고 이를 바탕으로 2단계 사업인 ‘CBDC 업무 프로세스 분석 및 외부 컨설팅’을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컨설팅을 거쳐 CBDC 업무 프로세스와 시스템 아키텍처(전산시스템 구조·동작방식 등)를 설계하고 실행 계획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컨설팅 사업자 입찰은 제한경쟁(총액)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입찰 참여를 희망하는 기관은 제안서를 포함한 필요 서류를 한은에 제출하면 된다.
한은이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CBDC 개발 열풍에 동참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비접촉 결제가 확대되고 현금 사용이 줄어드는 최근 추세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4일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연준이 가상의 디지털 화폐를 구축, 실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연준 내부의 작업뿐만 아니라 보스턴 연방준비은행과 매사추세츠공대(MIT)의 공동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인민은행 또한 중국 4대 은행인 중국은행·건설은행·공상은행·농업은행과 협력해 중국 주요 도시에서 법정 디지털 화폐 폐쇄식 사용 시험을 대규모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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