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와중에도 반도체 신규 생산라인 가동에 나서며 ‘초격차’ 행보에 힘을 싣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위기론’을 강조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선제투자를 통한 위기극복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평택 2라인에서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3세대 10나노급(1z)’ LPDDR5 모바일 D램을 양산한다고 30일 밝혔다. 총 30조원가량의 투자가 집행될 삼성전자 평택 2라인은 이번에 처음 가동된다. 이번 평택 2라인은 연면적 12만8,900㎡(축구장 16개 크기)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삼성전자는 D램 양산을 시작으로 V낸드플래시·초미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품까지 생산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EUV 기반의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6월에는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각각 착공했다. 파운드리와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된다.
평택 2라인에서 출하된 16Gb LPDDR5 모바일 D램은 메모리 양산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EUV 공정이 적용됐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 부사장은“이번 1z 나노 16Gb LPDDR5는 역대 최고 개발 난도를 극복하고 미세공정 한계 돌파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제품”이라며“프리미엄 D램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고객의 요구에 더욱 빠르게 대응하고 메모리 시장 확대에 기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계에서는 오너 경영에 기반한 삼성전자의 초격차 행보가 계속되는 ‘사법 리스크’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은 이번주 초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 부회장에 대한 처분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수십조원의 선제투자가 필수인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이 부회장의 거취에 따라 반도체 투자가 적기에 집행되지 못할 수도 있다./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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