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신한은행이 펴낸 ‘신한 미래설계보고서 2020’에 따르면 은행 예·적금과 주식·펀드를 비롯한 투자상품을 관리할 때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비율은 50대가 각각 67%, 58%로 조사됐다. 30대(65%·50%)와 40대(58%·49%)의 비대면 채널 이용률을 넘어서는 수치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한 달 간 만 30~59세 수도권·광역시 거주 직장인(비정규직 제외) 300명(30~50대 연령대별 100명씩)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비대면 거래가 더 편리하고 빠르기 때문에 선호한다는 응답도 30대보다 50대에서 더 많았다. 50대 응답자의 72.7%는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로 ‘업무 처리 절차가 간결하고 신속하기 때문’을 꼽았고 ‘24시간 365일 업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69.1%에 달했다. 두 문항의 응답률 모두 30대(70.6%·60.8%)보다 높았다.
나이대가 높을수록 직원과의 인간적인 관계 형성을 중시한다는 기존 예상도 뒤집혔다. 영업점 직원이나 프라이빗뱅커(PB)·보험설계사 등 직원과의 대면이 불편해서 비대면 방식을 선호한다는 응답률은 50대가 10.9%로 30대(9.8%)와 40대(8.3%)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비대면 전용 상품이 금리 등의 측면에서 매력적이기 때문이라는 응답률도 50대(27.3%)에서 가장 높았다. 단순히 이용 편의성뿐 아니라 디지털 전용 상품의 매력을 꼼꼼하게 비교해보고 가입을 결정하는 50대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다.
다만 자산 포트폴리오 설계나 인공지능(AI) 챗봇과 같은 금융 상담·관리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이용해본 비율은 50대가 47%로 가장 낮았다. 30대가 57%, 40대가 58%인 데 비해 다소 격차가 있다. 단순한 상품 가입·관리를 넘어 보다 복합적인 금융 서비스에 대해서는 아직 고령층의 경험률이 낮다는 얘기다. 다만 연령대가 높을수록 관심이 많은 ‘은퇴·노후 설계’ 서비스의 경우 50대의 경험 비율이 24%로 가장 높았다.
이번 보고서에서 신한은행은 “50대가 30대보다 비대면 채널을 어려워하고 익숙한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은 옛날 말”이라며 언택트 시대 은퇴 설계의 ‘뉴 노멀’을 주도할 새로운 시니어 세대에 ‘쏠드’라는 정체성을 제시했다. 스마트(Smart)와 올드(Old)를 합친 이 말은 단순히 젊고 건강한 시니어가 아니라 디지털 기술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언택트 시대를 주도해나갈 의욕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 ‘스마트’한 시니어를 가리킨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쏠드 세대는 일상생활 속에서 간편결제는 물론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디지털 플랫폼 등을 자연스럽게 활용하며 금융거래 시에도 비대면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은퇴자산을 관리한다”며 “누구보다 사회변화에 잘 적응하고 오히려 주도하는 ‘스마트 올드’가 고령세대의 새 정체성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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